늘어나는 여성 소방관...고민 커지는 구조업무

-작년 2700여명으로 2배 급증 '장비만 20kg' 업무배치 곤혹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소방 분야의 여성 공무원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일선 소방현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남성도 하기 힘든 일이 대부분인 데다 소방현장 특성상 여성이 강점을 보일만한 부분이 적어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전체 소방 공무원 가운데 여성 인력은 2006년 1332명에서 2014년 2700여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여성 소방관의 비율도 2006년 4.8%에서 지난해 6.7%로 늘어났다.  점차 여성 소방공무원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방공무원채용 임용령에 여성공무원을 일정부분 채용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 소방공무원들의 지원률도 매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소방공무원 소방분야 여성 10명 모집에 총 283명이 지원해 2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남성 공무원 경쟁률 10.97대 1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구급분야 여성인력도 13명 모집에 224명이 몰려 17.2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6.56대 1인 남성인력 경쟁률의 2배를 넘어섰다. 문제는 여성 경찰이 필요한 업무들이 있는 여경과 달리 일선 소방현장에선 여성의 특성을 살릴 만한 일이 적다는 점이다. 일선 현장에선 여성 소방공무원들을 기피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 소방관계자는 "소방장비만 해도 20kg정도인데 사람을 들쳐 업고 와야 할 경우도 있어서 남자들도 힘든 일이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여성 소방공무원들 할당되는 걸꺼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소방본부 인사담당자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맞춰 여성 인력의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여성 소방관의 체력 문제에 대해서는 신체검사 때부터 남녀에 차등을 두고 뽑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방공무원 신체검사 항목 가운데 하나인 왕복 달리기의 경우 남성은 합격기준이 78회인 반면 여성은 43회에 불과하다. 악력 최저 기준도 남성이 여성의 2배 이상이다.  반면 여성 공무원 비율이 10%도 안되는 상황에서 체력적인 특성을 이유로 여성 비율 확대에 소극적인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남성 공무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장비의 경량화 등에 힘쓰지 않고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급 분야의 경우 오히려 여성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소방관계자는 "구급대원의 경우 여성의 특성인 세밀함과 부드러움이 요구될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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