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구절벽 위기, 맞춤형 현실적 대안을

오늘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첫 저출산ㆍ고령사회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시행 중인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계획의 제3차(2016~2020년) 계획의 골격을 논의했다. 만혼 추세 완화와 맞벌이가구 출산율 제고 등 6가지 추진 방향에 맞춰 오는 9월까지 실행계획을 짜기로 했다.  임신ㆍ출산ㆍ보육을 '지원'하는 큰 줄기는 1ㆍ2차 계획과 같다. 다른 점으론 기혼여성의 추가 출산에 초점을 맞춰온 데서 좀더 일찍 결혼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맞벌이가구 출산율 제고를 6대 추진 과제 중 두 번째로 꼽은 것은 취업맘과 전업주부의 자녀 출산ㆍ양육 지원체계를 달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화점식 대책 나열에서 벗어나 만혼과 맞벌이 가구를 핵심 정책 대상으로 선택해 집중하겠다는 것은 현실적 접근방법으로 보인다. 남녀 모두 초혼연령이 서른을 넘어선 현실에서 진즉 나왔어야 할 대책이다. 결혼 시기가 빨라져야 아이 나을 기회도 많아지고 건강한 아이도 출산할 수 있다. 고비용 혼례문화를 바꾸고,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고, 청년고용을 촉진하는 추가 대책이 요구된다. 맞벌이 가구의 출산ㆍ보육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정책은 절실하지만 전업주부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들지 않도록 양쪽 모두 정교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저출산ㆍ고령화에서 비롯됐다. 가열된 복지와 증세 논쟁,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도 그 근원은 저출산ㆍ고령화다. 역대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고,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23조원이 투입된 이유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에선 오늘 첫 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5월 개최하려다 세월호 사고로 미뤄졌다지만, 2년 동안 회의를 열지 않은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의미다.  출발이 늦은 만큼 보다 확실한 추진계획과 실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당장 내후년인 2017년부터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바뀐다. 다시 2년 뒤 2020년에는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으로 노인세대로 접어든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오너스' 시기가 닥치기 이전에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인구절벽 위기에 국가와 기업, 가정이 함께 나서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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