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美액션의 습격…주피터 어센딩 vs 킹스맨

주피터 어센딩

'주피터 어센딩' 매트릭스 우주버전...배두나 깜짝등장'킹스맨' 스파이영화의 이색버전...올드보이 '장도리 장면' 연상시키는 액션신[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월 중순 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 할리우드 대작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 중에서도 5일 개봉한 워쇼스키 남매의 신작 '주피터 어센딩'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액션 어드벤처로, 한국 배우 배두나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끈다. 액션블록버스터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젊고 통통튀는 감각으로 첩보영화의 맥을 이어간다. '매트릭스'의 우주 버전 '주피터 어센딩''매트릭스' 시리즈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열광시켰던 워쇼스키 남매(라나 워쇼스키·앤디 워쇼스키)가 처음으로 SF에 도전했다. 라나 워쇼스키는 이 영화가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말한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주피터 어센딩'은 광활한 우주를 강력하게 통치하고 있는 외계종족과 일개 식민지가 되어버린 지구의 이야기로 상상력을 뻗어나간다. 지구보다 10억년 전에 시작된 우주 문명을 영상으로 풀어낸 볼거리가 화려하다. 우주를 통치하는 아브라삭스 가문의 세 후계자들이 벌이는 전쟁 장면 역시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주피터 어센딩

영화의 주인공은 지구에서 남의 집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이민자 출신의 '주피터(밀라 쿠니스)'다. 하지만 전직 군인 '케인(채닝 테이텀)'이 찾아온 것을 계기로 '주피터'는 자신의 유전자가 아브라삭스 가문과 관련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평범한 줄 알았던 한 인간이 알고보니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설정은 '매트릭스'와 비슷하나 이야기의 얼개나 캐릭터의 입체감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피터'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캐릭터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유전자 조작과 생명체 진화에 대한 메시지는 영화에 스며들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흘러가버린다. 실제와 가상 공간을 넘나들며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줬던 '매트릭스'의 감동을 기대하기엔 무리지만, 커다란 스크린에 구현해낸 우주의 모습만은 넋 놓고 보게 된다.포인트 : 전작 '클라우드 아틀라스'에도 출연했던 배두나가 이번 작품에도 출연한다. 보라색 펑크족 머리에 얼굴에는 무궁화 문양을 새긴 현상금 사냥꾼 배두나의 등장은 강렬하고 인상적이지만 짧아서 아쉽다. 5일 개봉. 12세 관람가.첩보물의 진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우리가 알던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스파이 영화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로 지지부진할 뻔한 엑스맨 시리즈를 새롭게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은 매튜 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매튜 본 감독은 원작이 된 마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 '킹스맨: 시크릿 서비스'를 보자마자 영화로 만들기로 결정했다는 데, 영화 속 캐릭터는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폼만 잡고 마초적이었던 스파이들은 잊어도 좋다. 호화 저택에서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시켜먹는 힙합퍼 악당의 모습마저 이색적이다.

킹스맨

'킹스맨'의 주인공은 베테랑 스파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신참내기 '에그시 프라이스(태런 애거튼)'다. 빈민가 출신으로 번번이 동네에서 말썽만 일으키는 문제아 '에그시'가 '해리'를 만나면서 국제 비밀정보기구인 킹스맨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스파이영화이자 성장영화의 느낌도 물씬 난다. 인류를 몰살시키려는 백만장자 악당 '리치몬드 발렌타인' 역은 사무엘L. 잭슨이 연기한다. 머리통이 날라가고, 사람 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등 의외로 잔혹한 장면들이 많지만, 이를 만화적으로 풀어내 거부감을 덜어냈다. 영국적인 신사 스타일 액션에 B급 감성이 곁들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콜린 퍼스는 이 영화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신인인 테런 에거튼을 과감하게 캐스팅한 점도 성공적이다. 포인트: 후반부에 펼쳐지는 1대 다수 액션신은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올드보이'의 그 유명한 '장도리 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매튜 본 감독은 '킹스맨' 영화 행사에서 늘 "'올드보이'는 최고의 명작"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1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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