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을 연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특허지원 창구'의 설치다. 충북혁신센터를 맡은 LG그룹이 보유 특허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중소ㆍ벤처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대ㆍ중소기업 사이의 협력이 수직적 하청ㆍ납품 관계를 넘어서 기술력 공유의 실효적 협력으로 진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충북혁신센터가 내세운 전략사업은 바이오ㆍ뷰티ㆍ의료기기ㆍ친환경 에너지 등 전통적 제조업이 아닌 신기술 분야다. 이들 첨단 신산업의 성패는 기술력이 좌우한다. LG그룹이 특허 개방을 선언한 배경이다. 대기업의 특허기술력을 중소ㆍ벤처기업의 창의성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 충북혁신센터의 청사진이다. LG그룹은 2만7396건의 특허를 개방해 중소ㆍ벤처기업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도 이에 호응해 특허 1565건을 지원한다. 특허지원 창구에는 전문가를 배치, 공유특허를 중소ㆍ벤처기업에 매칭해주고 분쟁 대응이나 아이디어의 권리화를 돕기로 했다. 많은 중소기업이 설비와 제조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특허에 발목 잡혀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 신기술을 개발해도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의 횡포로 사업화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중소기업이 활용하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렵다. 충북혁신센터의 특허 공유는 그런 두터운 특허의 벽을 허물어 중소기업에 기회를 제공하자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신사업에 들떠 있는 충북 음성 소재 바이오 벤처기업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의 경우는 좋은 사례다. LG생활건강으로부터 바이오 성분의 특허 7개를 무상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요즘 시장이 급성장하는 기능성 화장품 특수소재 관련 특허도 포함됐다고 한다. 대기업의 특허와 중소기업의 제조능력이 결합하는 이 같은 협력사업은 상생공존의 표본이 될 만하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실현을 내세워 전국 17곳에 대기업 주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키로 했을 때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만드는 경제가 어떻게 창조경제냐는 것이었다. 충북혁신센터의 특허공유는 그 같은 이의에 답이 될 만하다. 중소ㆍ벤처기업과의 상생협력이 더 많은 대기업으로 번지기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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