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풀어본 '미생' 인기비결은?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미생’의 성공비결은 ‘장그래’외에 ‘주인공급’ 캐릭터들이 다수 존재한 덕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제일기획의 제일DnA 센터(Data and Analytics Center)는 드라마 미생이 방영되기 시작한 지난 10월17일부터 12월16일까지 두 달 동안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검색, 등장인물 선호도 설문조사 등을 활용해 미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 버즈(buzz)량에서는 ‘장그래’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지만 온라인 검색량에서는 ‘안영이’가, 선호도 설문조사에서는 ‘오상식’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일반적으로 주인공 캐릭터에 관심이 쏠리는 것에 비해 ‘미생’은 장그래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주인공급’ 캐릭터들이 다수 존재했고, 이들에 대한 감정이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하나의 ‘사회적 현상(신드롬)’으로 확대된 것이다. 우선 미생과 관련된 소셜 미디어 버즈 약 19만2000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장그래 (임시완)’가 21%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2위인 ‘만화(웹툰)’, 3위인 ‘tvN’이 각각 8%와 7%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소셜 미디어는 특정 이슈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함께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 결과는 시청자들이 장그래의 캐릭터에 대해 가장 많이 공감하면서 소통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2000여 명의 제일기획 디지털 패널들이 PC나 모바일을 통해 직접 입력한 검색어 데이터에서는 ‘안영이’의 비중이 42.7%로 제일 높게 나왔다. 약 3만4000건에 이르는 미생 관련 검색어 중에서 ‘안영이’,‘강소라’, ‘강소라 드레스’등 캐릭터와 배우에 대한 검색어가 ‘장그래’관련 검색어의 29.9%를 크게 앞질렀다. 검색어 데이터는 사람들의 ‘행동’을 측정한 것으로 관심의 적극성을 살펴볼 수 있고, 검색 결과에 따라 뉴스를 클릭하거나 쇼핑 정보를 찾아 보는 등 2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검색 행동은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시청자들이 ‘안영이’ 라는 캐릭터와 배우 ‘강소라’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종영을 앞둔 12월12일~13일 이틀 동안 드라마 미생의 시청자 737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물어 본 설문조사에서는 ‘오상식’ 과장이 31.9%의 지지를 얻어 장그래의 25.8%, 안영이의 12.1%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설문조사는 응답자의 연령이나 직업과 같은 인구통계학 정보를 활용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에서 ‘오상식’은 직장인(32.7%)과 주부(43.6%)가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로 나타났고, 이에 비해 ‘장그래’는 취업준비생(41.9%), 학생(34.7%)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시청자의 특성에 따라 감정이입의 대상도 달라지는 현상이 설문 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다. 결국 미생의 인기 비결은 주인공 캐릭터들의 다양한 매력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작 웹툰의 스토리라인을 잘 살려 낸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지면서 캐릭터들의 다양한 매력이 더욱 빛날 수 있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반응도 입체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지현탁 제일기획 DnA센터 센터장(마스터)은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드라마의 인기’라는 정형화되지 않은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과학적 분석틀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제일 DnA센터는 기존의 설문조사 방법에 더해 소셜 미디어와 실시간 행동 데이터 등 제일기획이 보유한 다양한 분석방법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보다 새롭고 과학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일기획 DnA센터는 급변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미세하고 빠른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새롭게 출범한 빅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이다. 제일기획이 40여 년간 쌓아 온 소비자에 대한 실전적 지식과 소셜 미디어 및 실시간 행동 데이터의 수집/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얻어 낸 소비자 데이터는 온라인 미디어 구매 솔루션인 ‘미디어큐브’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인 맞춤형 솔루션 제공에 기여하고 있다.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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