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원자력발전소의 시스템 도면 등 문서 유출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원전반대그룹(Who Am I)으로 알려진 이들은 추가 문서를 공개하면서 일부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에 대한 정부합동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원전반대그룹은 21일 오전 1시32분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 아직도 아닌 보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수원이 유출돼도 괜찮은 자료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두고 볼까. 메뉴얼까지 보여줘야 이해하려냐"며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추가 자료를 올려놓은 사이트 주소를 공개했다.공개한 자료는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문서, 원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MCNP5와 BURN4 매뉴얼 등이다. 고리 2호기는 공조기와 냉각시스템 도면, 월성 1호기는 밸브 도면이다.이들은 "고성 1,3호기, 월성 2호기를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고리2호기처럼 앞당겨 정비 한번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이어 "자료를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중단 후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된다"며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게 안보이면 자료 전부를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들은 또한 "자료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 안전은 담보해주겠죠.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거예요"라며 금전을 목적으로 한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또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저희도 어쩔 수 없네요. 자료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밖에.."라며 한수원과 원전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을 예고했다.이에 한수원과 정부 당국은 긴급 안전점검과 함께 문건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한수원은 지난 19일 추가 자료가 공개되자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자료는 핵심기술이 아닌 일반적 기술자료여서 원전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정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사회 혼란을 조성하는 원전자료 유출 전모를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원전 가동은 사이버테러로 부터 안전하다고 설명하며, 일부 집단의 불법행위로 조성된 사회적 불안감이 반핵 여론으로 확대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한수원측은 "원전 제어망은 처음부터 폐쇄망으로 운영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사이버공격이 있더라도 원전 제어망은 외부와 완전히 분리 운영되므로 발전소 안전운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0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수원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자료유출 관련 사이버 위기대응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오후엔 한전과 발전5개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사장단을 소집해 사이버보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그러나 추가적인 원전 자료 공개를 예고하고 있어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한편 그동안 핵발전소 반대 입장을 펼쳐온 시민단체들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런 행동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에너지정의행동측은 21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한수원 해킹 사건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설사 그 목적이 핵발전소에 대해 반대하고 핵발전소를 폐쇄를 염두해 두고 있다 할지라도 결코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이러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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