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현지업체 발주율 68%…광주·전남 경제가 살아났네

<H3>아시아경제 빅시리즈<12>10兆짜리 초대형 건설프로젝트, 지방 부활 행진곡</H3>-조달청, 공동도급율 40% 이상 의무화-비율 높을수록 입찰 추가 가산점도 줘-전북개발공사 사옥은 全 시공사가 지역업체로-고용증가·세수증대·생산유발 효과도 커[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혁신도시 아니었으면 내가 다니는 업체도 벌써 망했을거야.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지난달 말 전북혁신도시 B15블록의 한 공사 현장에서 만난 건설사 하청업체 간부 배 모씨(45)는 쌀쌀한 바람에 작업복 옷깃을 여미면서 현장 곳곳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전북개발공사 사옥 신축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포크레인과 작업 중인 수십명의 인부들로 분주했다. 배씨는 "내년 4월 완공이 목표인데 맞추려면 눈코뜰새 없이 작업을 해야한다"며 "혁신도시 덕분에 기반공사와 아파트, 공공기관 사옥 등 이 지역 업체들 일거리는 엄청 늘어나 벌이가 꽤 괜찮아졌다"고 했다.

◆건설공사로 지역경제엔 직접적 영향= 전북개발공사 신사옥은 혁신도시 이전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임차청사 제공을 목적으로 건립하는 중이다. 전북혁신도시 지구내 클러스터 1용지에 연면적 7137㎡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들어선다. 유재하 전북개발공사 도시개발부 차장은 "2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옥 신축공사에는 건축공사(우미건설)부터 전기공사(성역전력공사), 정보통신공사(삼오전기), 소방공사(테마이엔씨) 등 모든 시공사가 전북지역 업체로 선정됐다"면서 "침체된 지역건설산업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추진단에 따르면 혁신도시 건설 사업비 1조5229억원 가운데 용지비용을 제외하면 순수 기반시설 공사비만 5946억원에 달한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2개 공공기관은 청사 건축공사의 최고 50%를 지역 건설회사가 공동도급하도록 의무화해 지역 건설업체에 일감을 창출해주고 고용도 유발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또 아파트 15개 단지, 8742가구를 짓는 미니신도시나 상업시설 건설공사에서도 마찬가지 긍정적 영향을 준다. 대구혁신도시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은 포착된다. 이택영 대구시 건설산업과 주무관은 "한국가스공사 건축공사의 40%(약 520억원)는 지역 건설업체에서 공동 수주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13만명의 고용 창출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중국인 투자가 많은 제주 서귀포는 혁신도시와 택지개발 등의 영향으로 지역 건설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관내 건축허가량은 2200동(85만14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95동(69만1811㎡)보다 23.1% 증가했다. 김향욱 서귀포시 도시건축과장은 "혁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대규모 공공주택 사업으로 인구유입 효과는 물론 세수 증대에 다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비율이 높아지게 된 것은 지역업체와 공동도급비율 40% 이상을 의무화한 것이 한몫 했다. 또 조달청에서 40% 이상 지역업체와 공동도급하면 그 비율이 높을수록 입찰에 추가 가산점제도를 도입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변희석 조달청 시설사업국장은 "혁신도시 건설사업은 전체적으로 10조원, 127개 기관의 청사이전 건축비가 투입된다"며 "어려운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조달청이 발주하는 혁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참여 인센티브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향토기업 일감 배려 높여…최고 60%= 일반 공공 건설공사와 달리 혁신도시 공사의 지역 소재 건설사의 일감 수주비율은 크게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혁신도시 건설에 투입된 총 사업비는 2조5218억원이다. 이 가운데 광주ㆍ전남혁신도시의 경우 지역건설사에 대한 사업비 배정이 가장 많았다. 2838억원의 사업비 중 68.2%가 돌아갔다. 전북은 40.8%, 대구 34.1%, 경남 28.7% 등의 순으로 해당 지역 건설업체의 원도급 수주 비중이 높았다. 다른 공공 건설공사에서 지역업체 공사비 확보 비율은 평균 20% 안팎에 그친다.여기에 부가되는 것은 이전기관이나 연관업계 직원과 그 가족이다. 수도권에 소재한 농촌진흥청 등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전북혁신도시에는 46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건설공사 단계를 벗어나면 지역사회에 새로 진입한 공공기관 종사자들로 인해 경제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북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는 건설단계에서 2조4000억원의 생산유발ㆍ부가가치효과 효과가 났고, 연인원 1만6000여명의 고용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간 건설단계 생산유발 효과는 1조6000억원으로 추정돼 전북지역 내 총생산(3조2000억원)의 50%, 부가가치 효과는 8400억원으로 전주시 예산 1조원의 93% 가량에 해당한다. 운영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는 연평균 54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20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65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는 국토부의 설명이다.

양현욱 전북혁신도시추진단장은 "굳이 연구보고서나 통계를 찾아보지 않아도 혁신도시 조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무엇보다 전북혁신도시는 인구 3만명의 자립도시라는 점과 공공기관 자체가 가지는 영향력, 구성원들이 새로 만들어갈 인적 네트워크가 가지는 파급 효과까지 계산하면 수치로 따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건설에 따라 전주와 김제ㆍ완주 등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주상인연합회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된 최근 1~2년 새 전주의 대표적인 구도심이었던 오거리와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교동 한옥마을과 연계돼 평일에도 손님이 많고 상가 건물에는 공실이 없는 데다 권리금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400조원을 주무르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따른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기금본부와 거래하는 국내 290여개 자산운용사들도 발 빠르게 전북에 지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 투자하는 기금본부의 특성상 해외 투자자들의 방문과 각종 회의ㆍ협상이 잦을 수밖에 없어 컨벤션센터 설립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별취재팀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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