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내년에 북미 셰일가스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철강업계와 정유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유정용 강관 등의 북미지역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련 제품 생산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반면 정유업계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부터 북미 셰일가스의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국내 철강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최근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인 사빈패스(Sabine Pass)와 캐머런(Cameron), 프리포트(Freeport), 코브포인트(Cove Point) 등 4개를 승인, 이르면 내년부터 셰일가스 수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4개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추가로 FERC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데다 캐나다에서도 셰일가스 개발이 왕성해 북미지역 가스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셰일가스의 본격적인 개발과 수출은 국내 철강업체에게 호재다. 셰일가스 개발에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에다 이를 운반할 선박 건조에 사용될 에너지 강재 수요가 동반 증가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강재는 에너지원(석유ㆍ가스 등)의 개발, 생산, 수송, 저장시설에 사용되는 강재를 말한다. 이 분야는 연평균 6%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철강산업의 승부처로 여겨지고 있다. 포스코는 셰일가스 관련 솔루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강재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셰일가스 개발 시 엔지니어링ㆍ기자재ㆍ소재 등 연관 산업의 시스템 수출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셰일가스 개발 사업에도 직접 뛰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북미시장에서 한국산 유정용 광관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잇따르면서 업계는 물론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관게자는 "셰일가스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과 캐나다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높은 반덤핑 과세를 할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외교 관계를 통해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적악화로 고전 중인 정유업계는 셰일가스 수출로 늘어난 에너지 공급이 원유 가격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하락이 제품 가격을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유업계는 현재 1% 이하인 정제 마진이 자칫 마이너스로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다만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정유업체들이 원재료 가격인하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 중국 등 신흥국시장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정유업체들이 석유제품 수출 확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내년 셰일가스 붐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더 떨어지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가격하락보다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지 여부가 수익성 확보에서 더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