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112,113,117…헷갈리는 긴급 전화 2~3개로 통합된다

국민안전처 10일 오후 관련 공청회 개최...이성용 계명대 교수 '긴급-비긴급으로 이원화해 통합해야' 주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여개로 나눠져 있어 국민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는 각종 신고 전화번호가 긴급·비긴급 등 두 세가지 번호로 통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민안전처는 10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19(화재, 구조?구급), 112(범죄), 122(해양), 117(학교폭력) 등 20여개 긴급 신고전화 통합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이번 공청회는 세월호 참사 등을 계기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현행 긴급 신고체계의 통합 방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널리 알려진 112, 119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고전화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각 기관들이 운영하는 신고전화만 21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 위급한 상황에서 어떠한 번호로 전화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고, 그 사이에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소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특히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9월 홍도 여객선 침몰 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에서 최초 신고자들은 해양전문 신고전화 122가 아닌 119와 112를 눌러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돼 통합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었다.이날 공청회에서는 이성용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처럼 현재 21개로 나뉘어져 있는 각종 신고 전화 번호를 긴급-비긴급 두 가지 전화번호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부 지정 긴급통신용 전화 8개를 비롯해 총 21개의 개별 신고 전화번호가 존재한다. 범죄만 하더라도 112 이외에 해킹 바이러스 신고 118, 검찰 3 상담 1301, 불량식품 1399, 밀수 관세상담 125 등 총 5가지 신고전화가 있다. 재난도 화재 구급 구조용 119, 재난 1588-3650, 해양사건·사고 122, 산불 042-481-4119 외에 상수도 121, 환경오염신고 128, 가스신고 1544-4500, 전기신고 123 등이 있다. 전문 상담전화번호도 학교폭력 117, 청소년 상담 및 긴급구조 1388, 노인학대 1577-1389, 정신건강 상담 1577-0199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안보 신고 전화도 테러, 간첩, 좌익사범 111, 간첩신고 113, 군사보안 1337 등의 번호가 있다.이처럼 다양한 전화번호가 긴급, 비긴급 여부와 구분없이 혼재돼 있으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인지도가 높은 전화번호에만 신고 전화가 몰리고, 인지도가 낮은 전화번호의 경우 신고건수가 극히 미미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도 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다수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국민여론조사 결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82%에 달했으며, 반대 의견은 18%에 불과했다. 기존 신고번호 중 통합번호로 가장 적합한 것은 119(525명), 112(374명) 등이 꼽혔다. 외국은 이미 긴급, 비긴급 등 신고 전화를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해 통합 사용 중이다. 미국의 경우 경찰 소방 응급 해안경비대 등 긴급한 신고 전화는 911로, 비긴급성 민원전화는 311로 각각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또 신고 접수는 센터를 통해 일반적인 공무원이 받되 지령 및 배치업무는 경찰 소방 등 소관 부서가 하는 등 분리해서 운영 중이다.영국도 미국과 비슷하게 긴급 신고전화는 999(112), 비긴급 민원통합번호는 101 등으로 이원화시켜 운영 중이며, 999신고를 민간 통신회사 교환원이 받아 해당 기관으로 연결시켜주는 체계를 갖고 있다. 독일은 110(경찰 긴급), 112(재난 응급), 115(비긴급민원통합번호), 일본은 119(화재 구조 구급), 112(경찰), 118(해양경찰) 등 3가지 정도로 통합해 긴급 신고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신고 전화를 긴급, 비긴급으로 이원화해 각각 통합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생명, 신체 등 중요 법익 침해에 대한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경찰, 소방, 해경 등의 신고전화는 긴급번호로, 민원 신고 상담 사안으로 긴급한 현장 대응이 불필요하고 신속성 보다는 전문성, 정확성이 필요한 경우엔 비긴급 번호로 통합해 운영하자는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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