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해 전세대란 경고음 심상찮다

벌써부터 내년 전세대란이 걱정이다. 특히 서울의 전세 시장이 그렇다.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45% 가까이 줄어든다. 재개발ㆍ재건축 이주 수요도 줄을 잇는다. 더욱이 내년은 전셋값 상승폭이 큰 홀수 해다. 저금리의 여파로 가뜩이나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터다. 여기에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봄 이사철부터 최악의 전세대란이 벌어질 우려가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418가구로 올해 3만6860가구보다 44.6%나 줄어든다. 전국이 25만8703가구에서 24만8090가구로 4.1% 줄어드는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매우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물량의 주공급원인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아파트 입주가 올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한 원인이다.  입주물량은 줄어드는데 이주 수요는 늘어난다. 내년부터 이주가 시작되는 재건축 단지는 총 2만1000가구에 이른다. 재개발 물량도 3만660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처럼 홀수 해에는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점도 걱정이다. 과거 전세값 상승률 흐름이 그랬다. 2012년 2.21%이던 상승율이 2013년에는 8.97%로 4배 이상 뛰었다. 올해는 11월 말 현재 4.42%로 지난해보다 둔화됐다. 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입주 물량이 3.9% 증가하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서울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이주 수요는 단기간 내에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서울의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서울에서 경인지역으로 밀려오는 전세 이동행렬로 수도권의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전세난 여파가 서울을 넘어 확산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전세의 월세 전환은 막기 어려운 큰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전세난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고백이다. 서울시 대책도 마찬가지다. 재개발ㆍ재건축 이주 시기를 분산시키고 2018년까지 공공 민간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합의 금융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이주 시기 조절이 간단치 않다. 임대주택 공급도 실제 입주까지는 2~3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뒷짐 질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대책을 찾아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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