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안 빅딜설…불안에 떠는 임대차 시장

여, '계약갱신청구제' 완화 도입 가능성 시사정부 "시장 혼란 가중…수용 불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쟁점법안의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이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 등 부동산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계약갱신청구제'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시장 혼란이 가중돼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28일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여야)마지막 쟁점인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2+2(4년)에서 2+1(3년) 정도라도 당과 정부가 수용해주면 큰 내용의 합의를 패키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제 도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정부가 한 발 물러서면, 이를 지렛대 삼아 쟁점법안에 대한 '빅딜'을 성사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현재 국토위 소위에는 시장의 관심이 높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폐지, 재건축 조합원이 주택 수만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3대 쟁점법안'이 포함돼 있다. 규제 완화 법안이 장기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한강 이남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등 주택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정부는 3대 쟁점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원하고 있지만, 계약갱신청구제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시장 혼란이 불 보듯 빤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제를 도입할 경우 장기간 상승하고 있는 전셋값이 폭등할 것"이라며 "1989년 전세기간을 1년 연장할 때 경험했듯이 부작용이 심한 정책을 수용할 순 없다"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제 도입으로 전세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경우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도 국회와 정부가 시각차를 보이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제 도입을 전제로 한 빅딜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빅딜이 성사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면서 "규제 완화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도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계약갱신청구제를 도입하면 임대차 시장은 더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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