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박사 '지구한계…플랜B 가동할때'
올 지구의 쌍둥이별 탐사 50주년나사 등 탐사선 보내 상층 대기권 관찰물 고갈 원인 등 인간생존 여부 정밀관찰
▲나사는 최근 화성에 도착한 메이븐에 기대를 걸고 있다.[사진제공=NASA]
이번 주는 우주와 관련된 기사가 많았다. 지난주에 민간 화물우주선 '시그너스'호가 발사 도중 폭발하고 우주관광선이 시험비행 중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실패의 시간이었다. 인류의 우주도전은 '실패에 무릎 꿇지 않는' 곳에 있다. 실패는 극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올해 화성탐사는 50주년을 맞았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구 이외의 행성으로 갈 것을 주문하는 '플랜B'를 강조했다. 때를 같이해 '인터스텔라' 영화가 개봉됐다. 지구는 과연 '안녕(Good)한지', 아니면 '안녕(Bye), 지구'하고 떠나야 하는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통(痛)을 누가 어루만져 줄 것인지. 지구촌 모든 인류에게 던져진 숙제이다.[편집자 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화성탐사의 역사. 앞으로 50년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인류가 화성 탐사를 시작한 때는 1964년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마리너 4가 화성으로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50주년인 올해 화성에 나사의 새로운 궤도탐사선 메이븐(MAVEN)이 지난 9월21일 도착했다. 또 6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영화가 개봉되면서 행성 이동과 다른 항성계로의 인류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래저래 최근 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성, 탐사선 전성시대=지금 화성에는 궤도탐사선과 착륙선 등이 상당히 많다. 나사만 하더라도 메이븐, 화성정찰위성, 오디세이 등 세 개의 궤도탐사선을 움직이고 있다. 유럽우주기구(ESA)는 '마스 익스프레스'를 작동하고 있다. 인도가 최근 '망갈리안' 탐사선을 화성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늘에서뿐만 아니라 화성 표면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등도 있다. 그야말로 화성 탐사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마리너4 탐사선이 1964년 발사되고 있다.[사진제공=NASA]
나사는 무엇보다 최근 화성에 도착한 메이븐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화성의 대기와 기후변화 관측을 위한 메이븐(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탐사선이 화성 궤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메이븐은 인류가 2030년에 도착할 화성에 대한 상층 대기권은 물론 화성의 온도 등에 대해 정밀 탐사를 진행한다. 메이븐은 2013년 11월18일 발사돼 10개월 동안 약 7억1000만㎞를 여행한 뒤 화성에 안착했다. 메이븐의 임무는 화성의 상층권 대기를 관찰하는 데 있다. 예전에 화성에 있었을 물의 존재와 화성의 대기권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화성에 예전에는 물이 존재했을 것이란 증거는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낮은 대기권 압력과 표면 온도 등으로 물이 사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븐은 대기권 위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오랫동안 화성에서 물이 왜 사라졌는지를 파악한다. 존 그룬스펠트 나사 박사는 "오랫동안 화성에 대한 탐사를 진행해 왔고 메이븐의 도착으로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며 "메이븐과 화성착륙 로봇 탐사선 등으로 화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물론 지구를 넘어 인류가 삶을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 측은 "화성의 상층 대기권을 연구하기 위한 메이븐은 화성의 역사를 파악하는데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30년에 인류가 화성에 도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를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랜B 주문한 호킹 박사= "플랜 B(Plan B)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 우주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나사에 최근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호킹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는 증가하는 인구와 고갈되는 자원으로 더 이상 인류가 살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다"며 "우리 행성을 넘어 새로운 목적지를 개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플랜 B'의 종착점은 '새로운 목적지(New Destinations)'에 있다고 밝혔다.
▲화성착륙 탐사선 큐리오시티.[사진제공=NASA]
호킹 박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우주 개척지의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며 "21세기가 끝날 때쯤 인류는 화성에 정착해 삶을 꾸려나가기를 나는 희망한다"고 전했다. 호킹 박사는 태양계 행성뿐만 아니라 태양계를 넘어 끝없이 뻗어 있는 우주에 대한 탐험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호킹 박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이란 타이틀의 영화가 오는 12월 개봉할 예정에 있다. 호킹 박사가 강조한 플랜 B는 그의 머릿속에 정리돼 있다. 이를 하나하나씩 증명해 나가는 과정을 나사는 밟아가고 있다. ◆성간 이동 다룬 '인터스텔라'=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다. 여기에 현대과학이 증명하지 못하는 부분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이를 재창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6일 개봉된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류의 수많은 현실적 문제와 미래과학의 고민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지금 지구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인구 증가로 문제점은 없을까. 식량 문제는 잘 해결될까. 지구가 파괴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 지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인류가 이주해야 한다면 그 과정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태양계를 넘어 인류가 다른 항성계와 은하로 들어갈 수는 있을까. '인터스텔라'는 이 같은 수많은 의문에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 과학 자문을 담당한 킵 손(Kip Thorne) 박사. 손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놀란 감독은 킵 손과 일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최근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일할 때 느끼지 못했던 흥분과 놀라움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미래 지구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웃행성을 포함해 다른 곳으로 인류는 이주할 수밖에 없다. 스티브 호킹 박사의 플랜 B와 2030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나사의 계획도 이 중 하나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단 하나. 어떻게 태양계를 넘어 다른 항성계는 물론 다른 은하로 인류가 도달할 수 있을까에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우주과학으로는 짧은 시간에 성간영역에 도착할 수는 없다. 쉽게 계산해보면 나온다. 우리 은하의 크기는 10만광년이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이다. 이를 수치로 나타내보자. 빛의 속도는 초당 30만㎞. 따라서 1분에 1800만㎞, 1시간에 10억8000만㎞. 이렇게 계산을 이어가면 1광년은 약 10조㎞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가장 빠른 우주선의 속도는 시속 5만㎞ 정도이다. 초속으로 계산하면 약 14㎞이다. 이 속도로 1광년의 거리를 간다면 2만년 이상이 걸린다는 결론에 이른다. 무엇보다 더욱 인류를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은 그 어떤 장치도 그 어떤 과학기술로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는 데 있다.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는 명제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우주과학의 정설이다. '인터스텔라'는 감독이 직간접적으로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가의 의견까지 받아 만들어진 영화이다. 가능한 현실성을 많이 반영했다는 것이다. 과학과 영화 사이에서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판단할지. 다른 행성으로 이동한다는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나사의 와이즈 망원경이 촬영한 우리은하의 성간 공간.[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