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절단 다섯차례 350명…짭짤한 성과

대통령 순방 동행 중소·중견기업 계약체결 잇따라[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구미에서 섬유 벨벳을 생산, 수출하고 있는 영도벨벳의 유병선 회장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경제사절단 참가를 신청했다. 자신이 평소 구상하던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에서였다. 대구·경북 섬유기업들은 섬유산업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었지만 좋은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다. 섬유기업 직원들을 이탈리아 패션학교에 인턴으로 보내 전문성을 키우면 지역 패션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하지만 현지 반응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영도벨벳이 이탈리아 패션업체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막스마라 등에 벨벳을 수출하며, 이탈리아 최대 직물패션기업 마르조또그룹과 800만달러 규모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할 정도의 유명 기업이라고 해도 콧대 높은 이탈리아 패션 관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았다.수동적이던 현지 관계자들의 마음이 돌아선 것은 박 대통령이 비즈니스포럼과 기업상담회 현장을 찾으면서다. 자연스럽게 기업 신뢰도가 높아졌고 협력 의사를 적극 타진해왔다. 결국 유 회장은 밀라노 현지 패션학교를 통해 밀라노 현지학생과 대구·경북기업 종업원의 상호 교류와 인턴십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수 있었다.건설장비 업체를 생산하는 코막중공업의 조봉구 사장은 해외전시회라면 지긋지긋했다. 중국, 러시아,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등 해외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했지만 악성 루머에 계약이 보류되거나 심지어 파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발단은 2007년 국내 중소기업에게 불어닥친 '키코(KIKO)의 악몽'이었다. 수억 원의 손실로 인한 워크아웃과 이어진 법정관리. 지난해 겨우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기업을 회생시켰지만 회사 이미지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그러던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경제사절단 참가를 결심한 순간부터였다. 작년 유럽, 올해 초 인도에 이어 지난 9월 캐나다까지 경제사절단에 꾸준히 참가했다.현지기업에 '대통령과 동행하는 기업인'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 새로운 대리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수주 상담이 이어졌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과거에 거래가 끊어졌던 바이어들과 다시 협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대통령 해외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기업들 가운데 해외 진출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스스로의 힘으로 해외에 나가 수출이나 협력을 맺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을 통해 현지 진출을 추진했던 기업들은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성과도 좋다”고 말했다.정부는 올해 모두 5차례 경제사절단을 파견했다. 인도와 스위스에 70명, 독일 105명, 중앙아시아 93명, 캐나다 48명, 이탈리아 41명 등 기업·경제인 350여명이 참가했다. 작년에도 미국 51명, 중국 71명 등 339명이 대통령과 동행했다.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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