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단속카메라 가로등 교통안전표시판 도로명판 등 도시 미관을 해치는 지주시설물들 철거 또는 정비 통해 명품 도시 만들기 힘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집을 아름답게 꾸민다고 벽에 액자를 여기저기 걸어 놓으면 공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우리의 도시 경관도 마찬가지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쾌적하고 품격 있는 도시환경을 조성,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비우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종로구는 거리에 무분별하게 난립해 있는 신호등과 단속카메라, 가로등 교통안전표시판 도로명판 등 도시 미관을 해치는 지주시설물들을 철거하거나 통합하는 방법으로 정비해 오고 있다. 또 노점상을 정비해 도시 가로환경도 개선, 건물마다 즐비한 간판 개수와 크기도 줄이고 있다.특히 보도블록 설계 시에는 녹지, 보행공간, 버스정류장 등을 고려해 미리 디자인을 하는 것은 물론 두께도 10cm나 되는 친환경 석재 보도블록을 설치해 200~3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김 구청장은 “‘도시정돈사업’이란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단순한 미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꼭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 제 위치를 찾도록 하는 것으로 ‘도시비우기’사업이 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화기는 있어야 할 자리에 두고, 자동차를 지정된 주차공간에 주차하는 것에서부터 보도 적치물을 제거하고 통신선을 정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포함한다고 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그는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라는 목표 아래 주민들이 느끼는 사소하고 작은 불편까지 해소하기 위해 종로구 내 시설물과 구·동청사 주변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며 “주민들과 각 직능단체, 공공기관, 기업 등 공감대를 이끌어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 구청장이 이같이 도시정돈 사업에 매달리는데는 분명한 철학가 있다. 그는 “줄이고 비우면서 도시 자체를 정리 정돈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도시’, ‘품격 있는 도시’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리정돈을 할 줄 모르면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은 ‘정리정돈’이지만 노점상이나 불법주정차처럼 사실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또 실제로 눈에 띄는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 구청장은“수년간 방치된 사유지도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그냥 방치하면 도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우고 정리정돈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하는 부분으로 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종로구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수성동 계곡과 무계원, 윤동주 문학관 등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좋은 공간들이 생겨났고 동네 골목길은 정돈되고 안전해졌다.장인이 쓰다듬고 매만져 많은 사람들이 흠모하는 물건이 곧 명품이라 일컬어지듯이 도시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가치있는 옛 흔적을 되살리고 장인정신으로 곳곳의 불편함을 찾아 없애며 단정하게 정돈해 사람들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도시야말로 진정한 명품도시라고 생각한다”며 “수도 600년의 전통과 역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종로를 이처럼 잘 다듬어 명품도시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또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 그리고 내일, 하루하루 도시를 다듬고 정돈해가는 우리의 노력은 종로를 더욱 살기좋고 아름다운 명품도시로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맺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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