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망명' 바람에 다음 일주일새 4.19% 하락
다음카카오가 8일 카카오톡 공지사항에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해 올린 공식 사과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국내 포털주가 이달 들어 각종 악재에 발목 잡히며 투자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털 대장주 네이버(NAVER)는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2.8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은 4.19%,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10.53% 내렸다. 포털주 3인방이 모두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들 3사의 시가총액 역시 줄줄이 감소했다. NAVER가 7582억원, 다음이 906억원, SK컴즈가 330억원 줄었다. 포털주들이 죽을 쑤고 있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우선 NAVER의 경우 라인(LINE) 연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데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다음카카오가 지난 1일 출범하면서 주가조정을 겪고 있다.다만 NAVER는 성장 모멘텀이 충분해 주가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NAVER는 모바일 메신저에 신규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며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장기성장 동력 중 일부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NAVER와는 달리 다음은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다음은 다음카카오 출범 전후로 검찰과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불거져 오는 14일 합병 신주 상장을 앞두고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이다. 출범일만 해도 다음 주가가 5.58% 상승하며 '별 일 아니다'라는 인식이 증권가에서 지배적이었지만 이후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이에 다음카카오가 전날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섰지만 논란이 사그라질 지는 미지수다. 회원들이 카톡을 탈퇴하고 독일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사이버 망명'이 이미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인터넷 산업이 그러했듯 향후 모바일 메신저의 헤게모니(시장지배력)가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며 "다음은 이 밖에도 경쟁 업체들의 전자결제사업 진출로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준비 중인 신사업들 성공 기반이 약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SK컴즈는 지난달 16일 네이트에 인천아시안게임 유무선 특집 페이지를 오픈한다고 밝힌 당일 주가가 10.26%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17일부터 24일까지 주가가 24.88%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포털 시장이 NAVER, 다음카카오 양강 체제로 확실히 재편되면서 경쟁 구도에서 멀어진 SK컴즈의 주가 약세가 고착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