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실적충격, 제조업 위기로 번지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으로 가까스로 4조원대에 턱걸이했다. 영업이익이 3년 전(2011년 3분기 4조2500억원)으로 후퇴했다. 직전 2분기(7조1900억원)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10조1600억원)와 비교하면 40% 수준이다.  한 달 전부터 여러 전망기관이 예측은 했지만 가히 '슈퍼 어닝쇼크'다. 샤오미ㆍ화웨이 등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치이고, 프리미엄폰시장마저 경쟁자인 애플의 대화면 아이폰6에 잠식당한 결과다. 스마트폰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며 잘 나갈 때 말로만 '갤럭시 이후에 대비하자'고 했지 치열하게 준비하지 않은 탓이다. 삼성은 어제 15조6000억원을 투입해 평택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위기를 반도체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인데 시장은 반도체가 갤럭시 이후를 떠맡을만한 주자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다른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을 더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2분기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도 부진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LG화학 등 주요 기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기업과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내 제조업체 실적 악화의 공통적 이유는 기술력이 급부상한 중국 제품에 치인다는 점이다.  엔화 약세의 여파로 일본 제품에 밀리고, 위안화 약세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것도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부진은 당장 하반기 대학 졸업자 공채 규모 축소로 이어져 고용시장을 위축시키는 등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전쟁터에 영원한 1등은 없다. 그간의 성공이 미래의 보증수표도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신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과감하게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사이 우리 기업들은 한국전력 부지 등 부동산 매입 경쟁에 정신을 빼앗겼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넘어설 미래 먹거리 발굴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현대차와 LG 등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투자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고, 기업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할 때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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