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하던 LH 금융부채 규모 올 첫 감소…S&P 신용등급 A+→AA-로 상향 조정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왼쪽 두번째)과 임직원이 10월1일 통합 5주년을 맞아 서민주거복지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사회취약계층에게 연탄 1만장을 직접 배달, 기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저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가장 큰 경쟁력이고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다. 지난 5년간 이런 힘을 바탕으로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개척했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왔다."LH가 1일로 통합 5주년을 맞았다. 이재영 사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본사에서 통합 5주년 기념식을 갖고 "지난 5년간의 경영성적표는 LH 임직원 모두가 함께 땀 흘리고 고생해서 일군 결실"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재영 사장의 말대로 '부채 공룡'이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년 새 달라졌다. 2009년 10월1일 통합 공사 출범 때만 해도 부채비율이 524%(금융부채 360%)에 달했다. 하루 이자만 100억원이 넘었다. 금융부채 증가 규모도 연 평균 7조5000억원에 이르는 등 '부실 공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었다.그러나 5년 만인 올해, 부채 증가의 늪에서 벗어났다. 출범 이후 매년 증가하던 금융부채 절대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줄었다. 상반기 금융부채는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조원 감소했다. 연말까지 금융부채를 104조3000억원으로 축소하겠다는 부채감축계획 목표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최근 LH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LH 주요 경영지표 변화
비결은 '판매 방식 변화'였다. 전 직원이 영업사원이 됐다. '팔아야 산다', '회사 이름만 빼고 다 판다'는 구호가 적힌 어깨띠와 전단지를 들고 현장으로 나가 '1인 1건 매각운동'을 펼쳤다. 중복사옥이나 집단에너지, 자회사 등 고유 목적 외에 팔 수 있는 모든 자산도 매각했다. 공급 착수 후 팔리지 않았거나 고객 수요에 맞지 않는 제품은 수요에 맞춰 다시 손본 후 재공급(토지 리폼)했다.특히 지난해 6월 이재영 사장 체제로 들어선 이후 큰 변화가 일었다. 자체 자금을 확보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역본부장과 경영 계약을 체결하는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 공공-민간 공동택지개발, 대행개발, 공공임대리츠 등 사업방식을 다각화해 사업비 부담 또한 줄였다. 도입 첫 해인 올해, 사업비의 20%를 사업방식 다각화로 추진했다. 이 사장은 "출범 당시만 해도 사업비의 절반을 외부에서 차입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대금회수 범위 내에서 집행할 수 있게 됐다"며 "숫자보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우리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건강한 체질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방만 경영 개선을 위한 내부 혁신도 따랐다. 전 직원이 2년에 걸쳐 임금 10%를 반납하고 불필요한 복지ㆍ후생제도를 축소하는 등 고통 분담을 위해 앞장섰다. 대형 공기업 중 처음으로 방만경영 개선 과제로 지목된 20개 사항을 모두 없앴다. 다만 이 사장은 LH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상화 방침에 이어 정치권의 '공공기관 혁신안' 발표, 부채 규모, 장기 미매각 토지 재고 등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그간의 경영혁신이나 재무구조개선, 경영정상화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하루하루 혁신해나가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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