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한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두 이웃의 KEYMEN

아베ㆍ시진핑을 움직이는 콤플렉스와 야망의 지렛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왜 국내외의 비판에도 개헌을 외칠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중궈멍(中國夢, 중국의 꿈)을 외칠까. 아시아경제의 인물 중심 심층기획 '아베&시진핑'은 그 다섯 번째 리포트로, 두 사람이 꿈꾸는 국가비전을 다뤘다.  아베의 정책들은 종전 직후에 태어난 세대의 '패전콤플렉스'를 떨치기 위한 몸부림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 끝난지 9년뒤인 1954년에 태어난 아베는, 패전국으로서 감당해야할 불리(不利)와 불이익을 보면서 자라났다. 한국전쟁 와중에 일본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역류에 휘말려 경제동력을 상실했다. 정치는 지리멸렬하고 기업은 헤맸다. 아베정권은 주저앉은 일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국가적 요구 위에서 태어난 권력이다. 그가 국민들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단자위권을 관철하고 패전기념일에도 전쟁 피해국에 대해 사죄를 하지 않는 것, 신사참배에 대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끈질기게 그곳을 기웃거리는 까닭. 그리고 엔저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로 경제 부활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이 모두는 그들이 국기(國旗)에까지 담은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강국재건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헌법을 바꿔 당당한 군사강국으로 거듭나려는 그 '힘의 신뢰'는, 치명적인 피해국이자 이웃인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아베 환상곡'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시진핑은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역사적인 대국으로 군림해왔던 오래된 중국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는 거대복안을 품고, 정치외교와 경제를 움직여가고 있다. 그는 마오쩌둥의 위대함을 닮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실천하겠다는 정치적 핏줄을 숨기지 않는다. 비록 정치적 망명을 겪은 하방(下放)세대일 망정, 중국이라는 거대 서사 위에서 국가적 존재감을 키워나가겠다는 야망은 더욱 단단해졌다. 이제 중국 경제는 양의 경제에서 질의 경제로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목표만 같으면 상관없다)론을 승계한 시진핑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중심을 이루는 공기를 깊이 빨아들이며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을 향한 야망을 펼친다. 그 와중에 드러나는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가차 없다. 외교에는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을 선보이며 국제관계를 스스로 재편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인다. 이같은 시진핑드림을 제대로 이해하고 냉철하게 대처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절실하다. 우리의 대중국 외교와 경제의 실마리를, 저 부드러운 얼굴과 강한 내면을 지닌 '시진핑학(學)'에서 풀어내는 것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그들의 깊은 속내 속으로 안내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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