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형 OLED에 올해 돈 더 안 쓴다'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에 투자 전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연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투자가 예상됐던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시기를 또 미뤘다. 현재 사용하는 진공증착 기술의 장래성이 없다는 판단에 이를 건너뛰고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23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TV 시장에서 가격, 대화면 경쟁이 본격화되며 대형 OLED에 대한 투자를 다시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 중인 플렉서블 OLED에 대한 투자 이외에 연내 추가 투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전자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현재 OLED 생산에 사용하는 증착기술의 경우 대형TV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려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는 시점에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3에 진행 중인 플렉서블 OLED 투자 외에 별도의 투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대형 OLED에 대한 투자를 미루는 것은 진공증착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OLED 패널의 경우 생산비가 비싸고 대형으로 갈수록 패널 생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유기물질을 균일하게 도포하는 과정도 어려워 수율도 나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소형 패널의 경우 진공증착 기술을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대형 TV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초고화질(UHD) TV가 본격화되면서 더 미세하게 유기물질을 도포해야 하는데 기존 증착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버려지는 소재도 많아 생산효율성이 떨어진다.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은 유기물을 특수용액에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든 뒤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헤드가 움직이며 원하는 부분에 유기물을 증착시키는 방식이다. 진공상태가 필요 없으며 공정 효율이 좋은 장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증착 기술을 활용해 OLED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단계적으로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을 적용하며 세대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예 진공증착 기술은 소형에만 적용하고 대형은 잉크젯 프린팅증착기술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벤처투자가 미국 벤처 업체 카티바에 3800만달러를 투자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카티바는 플렉서블 OLED를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만드는 '일드젯(YieldJet)'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기술은 플렉서블 OLED뿐만 아니라 일반 OLED 패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LCD 패널의 수명이 길 것으로 예상돼 아직 대형 OLED에 투자를 단행하지 않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진공증착기술에서 잉크젯 프린팅증착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 투자를 계속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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