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아시아는 빈곤한 대륙이었고 한국은 전쟁 중이었다. 그해 3월 인도 뉴델리에서 첫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11개 참가국에 선수는 총 489명. 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동아시아의 빈국 대한민국은 참가하지 못했다. 인천의 가을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오늘 저녁 개막식을 시발로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하는 제17회 아시안게임은 63년의 시간이 바꿔 놓은 아시아의 변화를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45억 인구의 아시아는 지구촌에서 가장 역동적인 대륙이 됐다. 전쟁으로 창설 대회에 불참했던 한국은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슬로건은 '평화의 물결, 아시아의 미래'다. 이번 대회에는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아에서 남아시아의 몰디브, 서아시아의 팔레스타인, 동아시아의 몽골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이 모두 출전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말 그대로 아시아가 하나되는 축제다. 선수ㆍ임원만 1만5000여명에 이른다. 선수들은 수영, 육상, 야구, 축구 등 36개 종목에서 439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룬다. 우리나라는 금메달을 90개 이상 따내 5회 연속 종합 2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참가국마다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땀 흘려 기량을 갈고 닦아온 선수들의 꿈은 새로운 기록과 메달, 그리고 승리다. 하지만 순위와 메달의 색깔이 전부는 아니다. 감동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나온다. 그것은 개막식 주제인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에 걸맞은 화합과 우정의 축제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현실에서 북한의 출전은 반갑다. 응원단을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 북한의 참가가 남북교류와 긴장 완화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국민은 바란다. 아시안게임은 선수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진통을 겪으며 어렵게 준비한 행사이지만 아직까지는 입장권 판매가 저조하다는 소식이다. '관중 없는 대회'는 힘 빠지는 반쪽 대회다. 선수들을 격려하고 뜨겁게 응원하며 아시아인이 하나되는 마당, 성공하는 대회로 만들자. 인기종목뿐 아니라 비인기종목에도, 한국선수뿐 아니라 외국선수들에도 관심을 가져 진정한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로 만들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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