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3' 항공사들 고민 깊어져…순익 줄고 빚 늘어

이례적 위안화 약세에 실적 악화…정부 규제로 환헤지 위험 떠안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실적 악화 부채 확대 등으로 중국 국영항공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국제항공(에어 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이른바 3대 중국 국영항공사들은 최근 수년간 위안화 강세로 호실적을 누려왔다. 하지만 올 들어 위안화가 이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중국 최대 항공사인 동방항공은 올 상반기 순익이 5000만위안(약 82억8900만원)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이 항공사가 낸 순익 5억8200만위안의 10분의 1도 안되는 것이다. 다른 항공사들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반기 들어 위안화는 다시 강세 기조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연초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18일 달러·위안 환율을 전날보다 0.02% 내린 달러당 6.1528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대형 항공사들은 항공료와 연료비 등을 달러로 지급받는다. 위안화 값이 떨어지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커지고 있는 부채 상환 부담이다. 호주 최대 투자은행인 맥쿼리에 따르면 위안화가 본격적인 악세를 보이 전인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대 항공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180~267%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비율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동방항공의 경우에만 내년까지 부채비율이 500%에 달할 듯하다. 3대 항공사가 지출하는 총 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3% 가 넘는다. 지난해 이들 항공사는 999억위안을 연료비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유가 예측 실패로 항공사들이 손실을 입은 이후 중국 정부는 국영 항공사들의 원유 선물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가 환헤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이유다. 이는 다른 항공사들이 선물 거래를 통해 적극적으로 환헤지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홍콩 케세이퍼시픽의 경우 선물 계약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3억4700만홍콩달러 규모의 이득을 봤다고 밝혔다. FT는 다만 맥쿼리와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중국 항공사들의 주식 매도 주문을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선에 대한 독점적 가격 우위와, 꾸준한 승객 증가세, 위안화 강세 전환 등이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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