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키나와 작가들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전시가 유보되고 책임 큐레이터까지 사퇴를 발표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오키나와 작가들은 12일 "특별전의 원래 취지로 되돌아가 책임큐레이터의 기획을 존중하고 홍성담씨의 작품을 전시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며 "전시회의 이념이 무너져 가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할 의미가 전혀 없다"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이들은 "'광주 민중항쟁'은 '오키나와 전쟁'과 '강요된 미군기지'와 마찬가지로 거듭 되새겨야 하는 문제"라며 "예술은 그러한 문제를 정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존엄의 문제로 제안하는 행위다. 따라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예술 작품은 정치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특별전은 광주비엔날레의 20주년 기념전시로 ‘달콤한 이슬 - 1980 그 후’를 주제로 한다. 국가폭력에 대한 기억과 증언 또는 저항 정신을 내포하면서 상처에 대한 치유의 메시지를 다루는 작품을 국내외 중요 작가 47명으로 구성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윤범모 책임 큐레이터는 오키나와의 작가 킨죠 미노루, 히가 토요미츠, 킨죠 미츠루와 사키마 미술관의 소장품에서 케테 콜비츠 작품의 대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 작가들은 이달 초 광주를 방문, 설치작업을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하지만 홍 작가의 전시 불가결정과 윤씨의 사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고 이처럼 전시 참여를 철회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키마 미술관과 오키나와 작가들은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를 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비엔날레에 대해 "예술의 힘을 통해 광주의 깊은 상처를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광주정신’을 만나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또한 그 때부터 사키마 미술관은 현실사회와 대치하는 홍성담 (2005년), 이윤엽 (2011년), 정주하 (2013년) 등 한국 작가의 전시회를 개최하며 오키나와와 한국의 문화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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