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신경쓰지 말고 고객만족 늘리라고 본사 사장이 말했다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국내 수입차 '무차별 할인' 관행에 일침…사업자·고객 양쪽 모두 득보다 실 크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일본 완성차 빅3로 꼽히는 도요타와 닛산, 혼다는 저마다의 색이 뚜렷하다. 기술의 닛산, 엔진의 혼다로 불리듯 도요타를 수식하는 표현은 '판매'다.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업체의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확실시되는 만큼 제법 어울리는 말이다.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중국 등 전 세계 어디에서든 도요타의 차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산업이란 게 많이 만들수록 제품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까닭에, 도요타 고유의 판매능력은 여타 업체가 쉬이 흉내내기 힘들다.한국에서는 어떨까. 최근 2, 3년간 국내 판매량을 보면 도요타의 이런 저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한발 앞서 한국에 소개된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혼다, 인피니티 등과 함께 2000년대 후반까지 일본차 전성시대를 이끈 적이 있다.그러나 도요타가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200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유럽산 디젤이 대세로 떠올랐다. 도요타의 월 평균 국내 판매량은 월 1000대(렉서스 포함) 남짓. BMW 등 독일 인기브랜드가 월 3000대를 넘나드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도요타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당장 수치상 드러나는 판매실적을 획기적으로 늘릴 묘책은 없다고 한다. 아니, 쓰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올해 초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새 법인장으로 부임한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사진)은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판매량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고객 한명 한명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취임 후 대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지난 7개월여간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였던 요시다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도요타의 DNA'에 대해 짧게 들려줬다. 그는 "고객을 만족시키고 신뢰를 얻는 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게 도요타의 기본 방침"이라며 "30여년간 도요타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됐다"고 말했다.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 만연해 있는 가격할인과 같은 극단적인 판촉수단은 분명 잘못됐다고 일침을 놨다. 요시다 사장은 "자동차는 구입하는 순간 고객의 자산이 된다"면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깎는 정책을 이어간다면 기존에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의 자산을 갉아먹는 행위"라고 말했다.요시다 사장의 말대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차값을 깎는 건 예삿일이 됐다. 수입차 딜러 여러명에게 다발적으로 물어 한푼이라도 할인을 더 받는 게 '현명한 소비'로 인정받는다. 요시다 사장은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무분별한 할인은 득보다 실이 크다"면서 "자동차가 수년간 보유하는 내구재인 만큼 고객이 갖고 있는 동안 만족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라고 설명했다.요시다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산 디젤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올 하반기 이후 도요타의 강점인 하이브리드를 적극 소개해 나가기로 했다. 올 4분기께 국내에 소개할 하이브리드 SUV모델 NX를 비롯해 렉서스 IS300h, 도요타 프리우스V 등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디젤이 대세로 떠오른 한국에서도 여전히 좋은 대안으로 선택받을 여지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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