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5~6년 전과 비교해 투수들의 퀵 모션과 견제능력, 포수들의 송구능력까지 모든 것이 좋아졌다.” 지난달 31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한화 정근우(32)는 도루 성공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투수와 주자 사이에) 타이밍을 뺏기지 않으려는 싸움이 치열해졌다.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투수와 포수, 내야수들의 수비가 좋아지면서 주자에 대한 견제도 심해졌다는 의미다. 정근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개인기록이 바로 ‘도루’다. 지난달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는 도루와 관련한 대기록도 세웠다. 1회 2사 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문성현(23)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해 후속 김태균(32)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초로 ‘9년 연속 20도루’가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정근우는 “2루 베이스에 손이 닿는 순간 울컥하더라”고 했다. 정근우는 데뷔 이듬해인 2006년(당시 SK) 도루 마흔다섯 개를 기록하며 대기록의 첫 단추를 뀄다. 2006년과 2009년(53개)에는 도루 부문 2위에, 2008년에는 마흔 개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근우(오른쪽)[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2011년에는 정확히 도루 스무 개를 채우면서 시즌을 마쳐 기록 도전을 이을 수 있었다. 그는 “매 시즌 들어가기 전에 도루 스무 개 이상을 하겠다고 목표를 세운다”며 “올해도 마찬가지였고 시즌 개막 전부터 기록에 대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도루의 중요성은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데 있다. 한 베이스를 더 가고 못 가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야구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의 의미는 크다”며 “그 과정에서 얻는 한두 점으로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는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주자에 집중하는 정도가 덜 해 기회가 많이 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정근우는 올 시즌 김주찬(33·KIA·15개), 이종욱(34·NC·12개)과 함께 기록 달성에 도전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20도루에 오르며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번 기록은 내가 프로에 와 달성한 첫 번째 최초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정근우의 올 시즌 도루는 스물한 개. 도루 부분 선두(37개)를 달리고 있는 김상수(24·삼성), 박민우(21·NC)와 비교하면 다소 모자라는 개수다. 그러나 “계속 뛰겠다”는 의지는 여전하다. 그는 “한 시즌 도루 스무 개는 내 자존심과도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 싶다. 앞으로도 2~3년 정도는 기록 유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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