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지표들이 혼란스럽다. 회복반전, 호조세, 부진지속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광공업 생산이 다시 늘어나고 주가가 상승 분위기를 보이는 것은 청신호다. 지난달 말 세 자릿수로 내려앉을 기세였던 환율도 이달 들어 반등해 102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침체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기업 체감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적신호다. 중국의 거품붕괴 조짐과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 위기 등 해외 악재도 도사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달 대비 2.7% 감소한 광공업 생산이 지난달에는 2.9% 증가했다. 4년9개월 만의 최대 증가율이다. 한국은행은 6월 경상수지가 7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 흑자는 392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내수부진의 영향도 있었지만 수입이 물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1분기 5.3%, 2분기 3.4% 증가했으니 그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제조업의 높은 비가격 경쟁력이 힘을 발휘해 수출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라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한은의 분석은 그렇다. 반면 한은이 조사한 제조업 부문의 이달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석 달째 떨어져 중립선 100에 훨씬 미달하는 74에 불과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다음 달 경기에 대한 BSI도 91.6으로 6개월 만의 최저치다.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급등해 어제 2061.97로 마감했다. 206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11년 8월 3일 이후 근 3년 만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 드라이브가 부동산시장에 이어 증시에도 일단은 먹히는 양상이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지수와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주말 562.78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던 코스닥지수가 금주 들어서는 연일 급락해 오늘 오전 540선 밑으로 낮아졌다. 두 지수 다 떠받치기엔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이 아직은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신호등이 엇갈릴 때는 전후좌우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일시적인 신기루에 현혹되지 말고, 큰 추세변화를 읽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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