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산단공, 항공사 이상의 서비스로 다시 태어난다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장거리 비행기를 탈 때 승무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실 수 없거나, 추운데 담요가 없다면 이 여행은 고생길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다. 똑같은 일을 추진할 때도 상대방으로부터 친절한 답변을 듣는 것과 묵묵부답의 태도를 접할 때의 느낌은 천양지차다. 불친절한 대답을 들을 때는 말할 것도 없다. 공공기관은 공평무사하게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정신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궁금한 것에 대한 친절한 답변과 함께 번거로운 절차를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단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업단지는 약 7만개 기업, 190만명이 제조업 생산의 66%, 수출의 74%를 차지한다. 국내 산업의 요람이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도 안고 있다.  우선 기반시설ㆍ복지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노후화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또 도시와 단절된 회색빛 이미지를 안고 있다. 30년 이상 노후 산업단지는 공해 문제나 생산성 하락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지원서비스에도 기업이 느끼는 것은 미흡하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이자 한국산업단지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50년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산단공은 '산업단지 3.0' 전략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첫째, 기업 중심의 '서비스 산업단지'다. 이를 위해 기업성장 종합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업 및 기업 투자지원 서비스를 혁신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산업입지 정보에 대한 서비스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둘째, 성장을 주도하는 창의혁신 산업단지를 추구하고 있다. 노후산업단지의 혁신환경을 조성하고, 수요자 맞춤형 자생적 클러스터를 확충하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안전 산업단지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는 젊은이들을 산업단지로 끌어들이기 위해 무척 필요한 내용이다. 낡은 산업단지의 이미지로는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미 반월시화 등 4개 단지를 시범단지로 선정해 노후단지 혁신에 나섰다. 나머지 지역에도 포럼을 만들어 획기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늦어도 2~3년 안에는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소통하는 '스마트 산업단지'다. 산업단지와 청년층 소통을 확대하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며 산업단지 공공데이터의 기업ㆍ민간 활용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실천돼야 한다. 산단공이 '항공사 이상의 서비스(BASㆍbeyond airline service)'를 내세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입주기업들이 여러 가지 민원처리를 위해 직접 창구에 찾아오는 것을 대폭 줄이고 산단공 직원이 찾아가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온라인으로 처리토록 하는 것이다. 복잡한 공장설립을 대행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치 기내에서 벨을 누르면 승무원이 찾아와 서비스를 해주듯이 산단공도 업무추진 방식을 대폭 바꾸고 있다. 항공사가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인 셈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승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성공했듯이 공공기관도 고객에게 기쁨을 선사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고객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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