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20선에 올라섰다. 전일 장중에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의 상승이 탄력을 받으면서 추가 상승 및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변수 등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증시 분위기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전일 미국 증시가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소형주가 가파른 단기 상승으로 인해 가격 부담에 직면한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대형주가 정부의 다각적인 경기 부양책 모색 및 원·달러 환율 반등 그리고 외국인 순매수 강화 등에 힘입어 4일 연속 상승했다.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아직 실적 측면에서 이렇다 할 개선 포인트가 포착되지 않는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이 결코 저평가됐다고 할 수 없는 10.7배 수준에 위치해 있어 추가 상승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증시 분위기만큼은 어느 때보다 좋아져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첫째,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시점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는 있지만 개선된 실적 및 인수합병(M&A) 소식 등으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핵심 생산자물가지수(PPI) 증가율은 하락 반전하고 주춤했던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큰 폭으로 반등해 현재와 같은 통화정책 및 경기 상황이 당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중국의 유동성 및 실물 경기 상황도 점차 개선될 조짐을 보고 있다. 총자본형성 증가율 및 광의통화(M2) 증가율 등 유동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산업생산도 수출 개선 및 2분기 소규모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바닥권을 통과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셋째, 그 동안 증시에 반등하지 않았던 국내 투자가들 중 배당 투자 유망 종목 등 투자할 만한 대형주를 찾는 문의가 있고 때론 소형주의 추가 상승도 물어 오는 등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넷째, 증시 수급 측면에서는 꾸준한 매수 주체인 외국인 및 연기금의 순매수 기조에 반해 꾸준한 매도 주체인 투신 및 금융투자 등의 순매도 압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을 통해 증시 수급의 개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다섯째, 내부적인 증시 흐름과 관련해서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IT종목들의 실적 개선 흐름과 함께 밸류에이션 확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환골탈태를 꿈꾸는 증권업종의 어두운 터널 통과가 기대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 전일 글로벌 증시에서는 지정학적인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주식은 하락했으며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이번 말레이지아 항공기 피격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서방 세계와 러시아간 대립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이런 불활실성 자체가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조정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국인의 일정부문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미국과 러시아 간의 충돌을 제외할 경우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의 전고점 돌파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여러 차례 2000선 부근의 등락이 있었고 주가 상승 요인이 외국인 매수에 따른 부문이 크기 때문이다. 즉, 개인이나 기관의 차익실현 욕구는 크지 않을 것이다.이번 한 주 동안 외국인은 7300억원 이상을 순매수 하면서 중장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에 기관은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기관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기관의 경우 최근 중소형주를 적극적으로 순매수했으나 이번 주 들어서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어닝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실적 기대감은 크지 않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 영향으로 지수의 흐름은 나쁘지 않은 상태다.◆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객기가 추락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 수개월간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대립하고 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서로의 소행이라 주장하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다음주 집중돼있는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경계감과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의 악재와 원·달러 환율 상승, 중국 경제지표 개선 등의 호재가 대립하며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전략은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화학, 철강, 음식료, 보험업종과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 증권, 유통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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