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기자
세계 최대 유제품 수출기업인 뉴질랜드 폰테라의 수송 트럭. 사진=블룸버그
뉴질랜드 1차산업부는 자국의 유고형분 생산량이 지난 5월까지 12개월 동안 18억5600만㎏으로 이전 12개월의 18억1500만㎏보다 2%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유고형분은 우유에서 수분을 뺀 것을 가리킨다. 폰테라는 내년 5월까지 뉴질랜드 유고형분 생산량도 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우윳값이 오르자 뉴질랜드 낙농가는 젖소 두수를 늘렸다. 뉴질랜드 젖소는 2010년에 비해 11% 증가했다고 미국 농업부는 집계했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젖소는 7월1일 현재 500만두로, 1년 전 기록한 사상 최다인 501만두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1년 뒤에는 510만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생산자 그룹인 데어리 오스트레일리아는 내년까지 자국의 유제품 생산이 2% 증가하리라고 내다본다. 호주는 세계 4대 버터ㆍ치즈 수출국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1984년 이래 적용된 국가별 우유 생산량 쿼터(할당) 제도가 내년 4월1일 폐지된다. EU 집행위원회(EC)는 역내의 내년 우유 생산이 1억5700만t으로 2.5% 증가한다고 예상한다. EU는 역내 우유 생산이 급격히 늘지 않으리라는 판단과 세계 유제품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쿼터를 폐지하기로 했다. 미국도 유제품 공급 증대에 가세했다. 밀ㆍ옥수수 시세가 하락해 사료 값이 떨어지자 낙농가에서 우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우유 생산이 9330만t으로 2.3% 증가한다고 본다. 다만 날씨가 변수다. 뉴질랜드에 30년 이래 가장 넓은 지역에 닥친 가뭄으로 목초지가 말랐다. 또 엘니뇨로 호주 동부와 남부, 뉴질랜드 동부 해안 지역이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기상국은 9월 무렵까지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을 70% 이상으로 본다. ◆중국 수요는 주춤= 세계 전지분유 수입량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당분간 공급되는 유제품 물량이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 경제의 활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분유 스캔들의 발생으로 자국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해외 유제품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7%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도 7.4%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분유와 치즈 등 유제품 수입을 앞으로도 늘리겠지만 경제성장률과 함께 수입 증가율도 둔화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유제품 공급과잉은 식료품 회사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 최대 유제품 가공회사 딘푸즈는 지난 4분기 중 3분기에 적자를 냈다. 6월 말 결산한 분기에는 1010만달러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 크리스 벨레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이 늘어 도움이 된다"며 "올해에는 가격이 아래쪽으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