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군 면제를 위해서 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해도 성장기부터 여성으로 살아왔다면 병역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대전지방법원 형사1부(김용덕 부장판사)는 검찰이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김모(22)씨를 대상으로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2011년 입대한 김씨는 입대 당일 군 관계자에게 '남자를 좋아한다'고 성 정체성을 밝혀 10개월 후 재검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귀가를 통보받았다. 귀가한 김씨는 "성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성전환자로 보여 재입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성소수자들의 말을 듣고 10개월간 17차례 여성호르몬을 투약했다. 검찰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고,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자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신체를 손상하고 성전환자 행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에도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재판부는 "중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여성으로 성전환을 고민 하는 등 성정체성 혼란을 겪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여장을 해 남성과 사귀는 등 애초부터 영성성이 강한 사람이라면 여성호르몬 투여를 병역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은 하나의 계기가 됐더라도, 피고인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여성화를 시도한 점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김씨는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군복무를 면제받게 된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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