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국부펀드에 길을 묻다'…통일금융 제2차 포럼 토론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를 유치해 한반도 통일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각종 제도를 잘 갖추고 관련된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일치된 의견을 나타냈다.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일, 국부펀드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통일금융 제2차 포럼의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통일재원과 국부펀드 투자 유치'였으며 허재영 한국투자공사(KIC) 대체운용실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패널로는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시밀리아노 카스텔리 박사, 볼프강 폰 엑카츠버그 전 도이치뱅크 전무, 유진 설리반 국제금융공사(IFC) 수석투자책임자 등이 참여했다.우선 토론 참석자들은 통일된 한국, 특히 북한 지역의 인프라 투자에 각국의 국부펀드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스텔리 박사는 "전 세계 국부펀드가 북한의 인프라 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자산 배분 관점에서 좋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회이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채권 비중을 줄이고 싶은데 지속적인 수익도 고려한다면 인프라 투자가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부펀드는 장기 투자자이므로 잠재 성장률이 높은 신흥국에 관심이 높다고 카스텔리 박사는 덧붙였다.다만 국부펀드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패널들은 입을 모았다. 카스텔리 박사는 "국부펀드의 투자 여부는 통일된 한반도의 정치적이고 규제적인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국부펀드의 인프라 투자가 많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규제나 입법 등의 분야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설리반 IFC 수석투자책임자 역시 "의사결정 과정과 해당 국가 지도부의 의지, 이행 역량, 자금조달에 있어서 리스크의 분산 등 세 가지가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정부기관의 직원들이 투자 가능한 국부펀드를 선별할 수 있는지, 의사 결정이 이뤄졌을 때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지, 여러 국부펀드를 연결시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엑카츠버그 전 전무는 "동독의 경우 기업의 소유구조 문제나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가 어렵기도 했고 능력, 문화, 언어 등의 문제도 있었다"며 "도이치 뱅크에서는 동독 지역을 찾아 새로운 독일에 대해 꾸준히 세미나와 교육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경우도 통일 이후를 대비한 역량 육성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설리반 수석투자책임자 역시 "미얀마 개방에서 느낀 장점은 고위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손쉽게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과 이들이 결정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었다"며 "전체적인 실행의 측면에서도 역량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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