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軍부대 총기사고 문제점은

양구 22사단 총기사고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전역을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육군 병사가 동부전선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한 가운데 군의 총체적인 관리체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사건 용의자인 임모 병장이 GOP소초(생활관)에서 몇 분 동안 총격난사를 벌였지만 어느 누구 하나 대응사격이나 저지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임 병장은 GOP소초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어 임 병장은 GOP소초 안으로 들어가 복도에 있는 장병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  총격이 시작된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소초까지 거리는 30~40m이며, 임 병장의 총격은 몇 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GOP 근무자 중에서 누구 하나 임 병장에게 대응사격을 하거나 저지하지 못했다. 군은 당시 주간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 중이던 장병들도 임 병장과 마찬가지로 무장상태였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응사격을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에서는 2012년에도 소위 '노크사건'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북한군 병사 한 명이 동부전선 철책을 끊고 GOP까지 내려와 귀순했는데, 부대원들은 이 병사가 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의사를 표명할 때까지도 철책 절단 사실을 몰랐다. 이 때문에 이번 총기사건뿐만 아니라 전방부대의 대북경계 허술과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의 허술한 대책마련도 논란이 되고 있다. 22사단은 노크귀순사건 외에도 1984년 내무반 총기난사 사건 등 유독 대형사건이 잇따랐다. 1988년 9월에는 이모 이병이 내무반에 수류탄 2개를 던져 2명이 숨졌다. 2006년에는 경계작전 중이던 김모 상병이 동료사병의 오발로 복부에 총상을 입었고 2008년 경계근무 중이던 원모 이병은 선임병이 자리를 비운 사이 소총으로 자살했다. 이 외에도 2005년 소총·수류탄·실탄 탈취사건, 2009년 '철책 절단' 월북사건 등 사고가 이어졌다.  워낙 사고가 많다 보니 사고 근절을 위해 부대를 개명하기도 했다. 22사단의 명칭은 '뇌종부대'였다. '뇌와 관련된 질병을 연상하게 해 나쁜 일이 계속 벌어진다'는 속설 때문에 2003년에는 '율곡부대'로 개명했다. 하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관리병사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임 병장은 GOP 근무 전까지만 해도 관심병사 중에서도 특별관리가 요구되는 'A급 특별관리대상'이었다. 관심병사는 A, B, C급으로 나뉜다. A급은 자살계획을 세웠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고 유발 고위험자인 '특별관리대상'이고 B급은 그보다 낮은 '중점 관리대상', C급은 '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된다. 임 병장은 입대 5개월 만인 2013년 4월에 인성검사에서 A급 판정을 받았다. 이어 같은해 11월20일 인성검사에서는 B급을 받았다. 특히 임 병장은 GOP임무 투입 뒤인 올해 3월에도 인성검사 B급을 판정받았다. 군은 A급병사는 철책선 경계근무 투입에서 제외되지만 B급 이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11년 인천 강화도의 해병대 2사단 해안소총에서 관심병사였던 총기를 난사해 장병 4명을 숨지게 한 김모 상병도 관심사병에 분류됐다. 관심사병에 의한 대형 총기사건이 3년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야 하고 낮과 밤이 바뀌는 불규칙한 근무와 긴장감의 연속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임무를 관심사병에게 맡긴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임 병장의 관심등급 완화가 적절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임 병장의 범행동기는 부대원들과의 갈등 등 내부문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2사단은 복무여건이 힘들어 A급 관심병사 300여명, B급 관심병사 500여명 등 A, B급 관심병사 비율이 전체의 8%가 넘는다"며 "B급 관심병사를 제외한 경우 정상적인 경계임무 수행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