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큰손' 보험사의 외도?

올 들어 채권 매수 규모 급감…금리 하락에 새로운 투자처 물색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채권시장의 큰손 보험사들이 올 들어 채권 매수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지자 운용자산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보험사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총 24조6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연기금·공제회의 채권 순매수가 4.6% 감소한 20조5198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4배 가량 큰 것이다. 이는 운용자산의 50% 이상을 채권으로 굴리는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자산 수익률 감소로 채권 외에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173%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10년물 역시 각각 0.316%포인트, 0.371%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2009년 말 5.54%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말 4.61%로 내려간 상황이다. 생보사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467조3741억원에 이른다. 이 중 270조5287억원이 채권으로 57.9%를 차지했다. 국공채가 24.4%로 가장 많고 특수채(23.9%), 회사채(6.2%), 금융채(3.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보험사 운용자산 증가율과 운용자산 내 채권 비중을 고려할 때 올들어 보험사의 국내 채권 매수는 과도하게 정체돼 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저금리 여파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5년물 기준 3% 초반에 머물고 있는 낮은 국고채 금리를 감안하면 과거처럼 보험사들이 만기보유 목적으로 국고채를 대량 매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오르고 이는 단기적으로 보유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장기로 자산을 굴리는 보험사의 특성상 금리 하락은 운용자산수익률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과거 고금리 시절 가입한 계약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위험자산인 주식 등의 투자 비중을 대놓고 늘릴 수도 없다. 보험사 자산운용의 최우선 목표는 '안전'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대체투자 등을 적극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와 정보 등이 부족해 활성화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운용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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