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항공안전, 조종사 양성에 달렸다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 교통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국 14개 공항을 책임지는 한국공항공사의 사장으로, 국민들이 안전한 항공여행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어느 때보다 투철했던 시간이었다.  한국공항공사라는 명칭을 떠올리면 얼핏 공항을 단순히 관리ㆍ운영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기 쉽다. 한국공항공사는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한국공항공사법 일부 개정안이 공포됨으로써 공사는 더욱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 조종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 양질의 조종인력이 양성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국민의 항공안전과 항공운송산업의 지속성장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공사가 기여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여행객은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다. 그에 비해 항공 조종사 수요는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만5000명, 국내의 경우 2013~2017년까지 연간 455명의 조종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늘어나는 조종사 수요에 대비하고 항공안전 확보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7년까지 매년 500명씩 약 2000명의 우수 조종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정부 정책에 부응해 활주로 등 시설 활용에 있어 여유가 있는 지방 공항에 '비행교육 훈련시설의 설치운영 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조종인력 양성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안 등의 지방 공항을 조종인력 양성소로 활용하고 초기 투자비가 높은 고등비행 훈련과정 개설 등 국내 비행교육훈련 프로그램 고도화를 통해 국내에서 양성되는 조종인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업이 착실히 진행된다면 조종인력 양성을 위한 해외훈련기관 위탁교육에 따른 외화 유출도 방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울진비행훈련원을 통해 조종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본자격 취득과정(200시간 비행) 이외에는 대부분 해외 훈련에 의존하고 있다. 울진비행훈련원 외에도 기존 항공대, 한서대의 항공운항학과와 2010년부터 교통대, 초당대 등 7개 대학이 추가로 항공운항학과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총 261명의 조종사를 양성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신규 항공운항학과의 경우 활주로 등 비행훈련을 위한 기초 인프라가 없어 실질적인 비행훈련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종인력양성과정 졸업생들은 취업을 위해 비행 교관과정을 수료하거나 해외 비행훈련원으로 유학을 가는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항공사는 최소 300시간에서 600시간의 비행경력을 위해 기초훈련 과정 이후의 비행능력확장(Time Build-Up) 과정, 민항사에서 실제 운항되는 제트기 전환과정(Jet Rating) 등 고등훈련프로그램 과정을 수료한 조종사를 채용하고 있다. 조종사 합격자 대부분은 최소 50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자다.  조종사를 원활히 확보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아시아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부족한 조종사로 인해 항공사가 조종사를 채용하기 어려워질수록 국민의 항공안전 또한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양질의 조종인력 육성을 통해 항공업계 인력수급 해결과 항공안전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최적의 시점이다. 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양질의 항공 조종인력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체계적 훈련 시스템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국민에게 안전한 항공여행을 제공하고,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공공적 차원의 다양한 지원은 국민의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의 당연한 역할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항 운영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항공산업 선진국 진입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지원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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