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교회와 대학에서의 강연동영상과 발언이 공개되며 '역사관논란'에 휩싸여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문창국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오후 7시30분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이 대표해 밝힌 발표문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온누리교회 발언 동영상에 대해 일부 언론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마치 후보자가 우리 민족성을 폄훼하고 일제식민지와 남북분단을 정당화했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과 부합되지 않음을 분명히 말씀드리며, 당해 언론사의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준비단은 또한 "악의적이고 왜곡된 보도내용 대부분이 동영상 전체를 시청하거나 전체 텍스트의 문맥을 파악하지 않고, 특정 글귀만을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국무총리실 인터넷 사이트 등에 후보자의 강연 전문과 동영상 등을 게재해 국민들께서 직접 판단하시도록 요청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준비단은 그러면서 발표문에 왜곡사례와 반박을 담은 '왜곡 보도내용'을 별도로 실었다. 준비단은 '우리 민족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고 알려진 발언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직접 발언한 내용이 아니라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인데 마치 후보자가 발언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준비단은 또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사람들은 일하기 싫어하고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에 공산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한 후 식민지배가 끝나도 분단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됐을 것인데 하나님이 분단과 6·25라는 시련을 주셨고, 우리 국민들이 이를 잘 극복해 오늘날과 같은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자도 자진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문 후보자는 준비단의 발표 직후 20여분 만에 저녁식사를 하러 간다며 집무실을 떠나는 자리에서 "사퇴할 계획이 없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은 그걸 말할 게재가 아니다"며 사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역사관 논란은 전날 KBS가 문 후보자가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온누리교회의 특별강연에서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은 것과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본격화됐다.문 후보자는 보도 직후 이날 새벽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배포한 자료에서 "언론인 시절에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KBS의 보도는 강연의 특정 부분만 부각돼 전체 강연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의는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시련'과 이를 '극복'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주제로 한 것으로, 그 과정을 통해 오늘날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한국사의 숱한 시련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뜻이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오전 출근길에서는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오전 11시20분께 준비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과거 칼럼과 교회강연이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데 대해 사과 대신 유감을 표명했었다. 그러다 노컷뉴스가 지난 4월 문 후보자의 서울대 강의를 들은 수강생을 인용, 문 후보자가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초선의원 등 여권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일각으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았다.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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