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소액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카카오 지갑'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수 있을까.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을 통과하는 것이 관건인데 아직까지 보안 심의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중 심의를 도맡을 곳이 정해지지 않은 영향이다. 심의에 들어가더라도 높은 수준의 보안이 갖춰지지 않으면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선보이기로 한 '뱅크 월렛 카카오'의 보안성 점검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중 어느 곳에서 담당해야 할 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와 관련해 얽혀있는 기관들이 다양하고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판단돼 수행기관을 결정하는 것이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뱅크 월렛 카카오는 금융결제원의 송금서비스인 '뱅크 월렛'을 카카오톡 플랫폼에 적용한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금융결제 서비스다. 사전에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카카오톡 친구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이 서비스에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금융결제원, 은행들이 참여한다. 뱅크 월렛 카카오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보안성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결제원과 은행들의 소관 기관이 각각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나눠지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담당 기관이 다르다 보니 보안성 심의를 수행할 곳을 한 곳으로 정하기가 애매해진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금융결제 보안성 심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와 은행들이 결합돼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경우에는 모두 금감원 소관이기 때문에 간단했다"며 "이번에는 금융결제원이 은행들과 결합해 새로운 전자결제 방식을 만든 최초의 사례여서 심의 수행기관을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금감원은 기획 당시의 주체가 어느 곳이었느냐에 따라 보안성 심의 주체를 판단한다. 이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이 보안성 심의를 받아야 하고 이는 금융위 소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판단 기준에 따르면 금융위가 보안성과 안정성 체크를 해야하는데 보통 금감원 소관이다보니 금융위에서 이를 심의할 인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행 기관 결정하는 것이 더 애매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서비스는 37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여서 더욱 신중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가 생길 경우 보안성 심의 확인을 해 준 곳에도 화살이 돌아올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보안성 심의 수행 주체 문제는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되 카카오 송금 서비스가 보안ㆍ안정상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뱅크 월렛 카카오 출시 얘기가 돌았던 초기에는 금융결제원 관계자와 만나 보안상 필요한 사항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금융결제원에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높은 수준의 보안 마련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정보유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큰 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이 구축돼있지 않고는 심의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의에 들어간다고 하반기 출시가 보장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플랫폼만 제공하고 소비자의 금융정보가 넘어가지 않도록 돼있어 카카오톡이 해킹된다해도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며 "보안상 문제가 될 부분들을 금융당국의 지시 하에 다시 한 번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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