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7월 발표… '피케티' 신드롬 속 파장 클 듯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이 이르면 7월 안에 소득 분배도를 반영한 국내총생산(GDP) 보완 지표를 만든다. 한은이 소득 분배도까지 고려한 GDP 보완 지표를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다 최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정조준한 이른바 '피케티' 신드롬까지 일고 있어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한은 관계자는 29일 "최근 각국 통계 담당자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모여 삶의 질은 보여주지 못하는 기존 GDP를 보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그때 정한 가이드 라인에 따라 이르면 7월 안에 GDP 보완 지표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GDP 보완 지표를 개발하는 건 세계적인 흐름이다. 지난 달 영국 통계청은 GDP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1인당 국민순가처분소득 등 7가지 기타 지표를 보완해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국가 통계기관이 GDP 보완 지표의 필요성을 제안한 첫 사례였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GDP와 체감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면서 일명 '행복 GDP' 측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전례가 있다. 이렇게 기존 GDP 통계는 국가별 경제 규모를 측정해 비교하는 데 유용하지만, 여러 한계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전체 집합에 묻혀 가구별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혔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 전체 집합인 GDP가 올라가더라도, 기업에서 가계로 이전되는 소득이 적다면 국민들은 성장세를 체감하기 어렵다. 화려한 지표는 '딴 세상 얘기'가 되는 셈이다. 지난해 GDP 통계가 공개됐을 때에도 이런 상황은 되풀이됐다. 올해 3월 한은이 집계한 2013년 실질GDP는 3.0% 성장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 역시 3만달러에 근접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은은 이런 GDP의 맹점을 보완하는 데에 통계청의 소득 분위별 지표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소득분위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분기 소득 수준에 따라 20%씩 5단계로 나눈 지표를 말한다. 1분위의 소득 수준이 가장 낮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높아진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거시 지표와 통계청의 미시 지표를 연계해 보여주면, 국민들의 생활상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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