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법인 고위임원 경쟁사 CEO로, 애플·구글行도 늘어나…'높아진 글로벌 위상에 핵심인력 몸값 올려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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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 핵심 인력들의 경쟁사 이직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3~4년간 삼성전자가 선도 기업의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해 경쟁력을 높였다면 최근에는 역으로 삼성전자 근무 경력으로 몸값을 올린 인력의 삼성전자 '엑소더스(exodusㆍ탈출)' 현상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 모바일ㆍ정보기술(IT) 사업 책임자로 근무했던 비넷 타네자는 최근 퇴사해 현지 스마트폰 시장 2위의 로컬 제조사 마이크로맥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이직했다.비넷 타네자는 노키아 인도 법인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바르티 에어텔 등에서 근무하다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25년 경력의 통신 베테랑이다.그는 삼성전자 근무 경력을 살려 마이크로맥스의 CEO 자리로 이직해 회사의 현지 점유율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따라잡는 과정을 주도한 게 CEO급 대우를 받으며 회사를 옮기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애플, 구글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경쟁사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삼성전자 북미통신법인(STA)에서 근무했던 난다 라마찬드란 부사장과 도나 서니 인사 담당 임원도 최근 각각 구글과 애플로 이직했다. 난다 라마찬드란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전략ㆍ마케팅ㆍ상품 관리 총괄 업무를 역임한 경험을 살려 구글의 전략ㆍ운영ㆍ글로벌 하드웨어 영업 등의 업무를 맡게 됐고, 도나 서니 이사는 삼성전자에서 담당한 인사 업무를 애플에서도 그대로 이어간다.이 같은 삼성전자 핵심 인력의 엑소더스 현상은 지난 3~4년간 삼성전자가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흡수한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 출시 후 스마트폰 사업이 힘을 받기 시작한 2011년 전후로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했다. 미국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을 견인한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스프린트, 아메리카링크텔레콤 출신의 케빈 패킹엄도 이 시기에 영입했다. 2011년에는 스마트폰 선두주자였던 블랙베리(구 리서치인모션) 임원을 외부에 알려진 것만 3명 이상 영입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업무 강도가 높은 데다 해외에서는 이직이 무척 활발한 것도 핵심 인력 퇴사의 이유 중 하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인력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연봉이나 좋은 직책의 대우를 받고 이직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마이크로맥스 CEO로 이직한 비넷 타네자가 대표적이다. STA에서 근무하다가 삼성전자 본사 임원 자리까지 올랐던 오마르칸도 씨티그룹 글로벌모바일 기술부 대표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이를 놓고 국내의 '삼성맨 모시기'가 해외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최근 SK그룹과 SK하이닉스로 영입된 임형규 부회장과 서광벽 사장, KT로 영입된 황창규 회장, 동부대우전자로 영입된 최진균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는 등 삼성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의 1등 DNA를 이식하려는 움직임이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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