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리베이트로 생존한 제약사는 다른 동업자(제약사)들에게 피해를 준 만큼 협회 차원에서 환경을 조성해 자연 도태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지난 2월부터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순태 녹십자 대표가 국내 제약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제시한 방안이다. 조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이트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근절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간 인수합병(M&A)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중소제약사들이 난립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그 결과, 리베이트가 관행처럼 굳어졌고, 제약사들은 ‘범죄 집단’이라는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설명이다. 조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녹십자는 지난해 일동제약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와 관련 그는 "글로벌 M&A(인수합병) 등의 변화는 발전적 미래를 위한 변화"라면서 "국내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구조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우물안의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조 이사장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산업은 국내 약값이 너무 낮고 해외에서 비싸다. 이는 다른 산업과 역조된 것”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 산업을 죽이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특히 지난 2012년 건강보험의 약값을 내리면서 제시한 정부의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실제 지원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면서 “제약산업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산업으로 육성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월호 침몰 당시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주인의식’ 결여가 희생을 키웠다며 제약협회나 제약사가 모두 스스로 역할을 찾아 실행하는 주의인식을 갖추어야 한다고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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