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부르지 못한 노래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안산=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평소 같으면 '스승의 은혜'가 울려 퍼졌어야 할 선생님들의 영정 앞에는 가사가 적힌 편지만이 놓여있었다. 사랑하는 제자 들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단원고 교사들의 옆에는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5년간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죄송하다', '○○선생님 3반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 세요'와 같은 편지를 읽은 조문객들은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세월호 참사로 3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사, 시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가운데, 스승의 날을 맞은 안산 합동분향소는 부르지 못한 '스승의 은혜'를 떠올리는 조문객·유가족들의 눈물로 가득차 있었다.이날 오전 11시께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는 스승의 날을 맞아 희생된 교사들의 영전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희생된 교사의 부모들과 생존 학생의 부모들도 함께 해 분위기를 더욱 숙연케 했다.가족대책위 대표의 헌화 이후 한 유족은 희생된 교사들에게 올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러자 유가족들은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며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희생된 교사의 부모들 역시 슬픔을 참을 수 없는 듯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족대책위는 이어 각 반별로 준비된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스승의 영전에 올렸고, 희생된 교사들의 부모에게도 작은 카네이션을 선물했다. 스승과 제자 모두 행복해야 할 스승의 날, 유가족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서로를 다독였다. 한편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배에 탑승했던 단원고 교사 15명 중 1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아직도 교사 4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생존자 3명 중 1명도 사고 직후 죄책감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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