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다른 맥주…덴마크 왕실 맥주

이광호의 술이술이 마술이⑧ 칼스버그

칼스버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맥주가격을 인상하면 세계 곡물시장에 파동이 올 만큼 파급력이 큰 맥주. 전 세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맥주 명가. 바로 덴마크를 대표하는 '칼스버그(Carlsberg)'다.칼스버그는 '인어공주'의 안데르센과 더불어 덴마크를 대표하는 하나의 역사다. 칼스버그의 탄생은 덴마크 왕실 역사와 인연이 깊다. 1840년 덴마크 왕 프레드릭 7세는 양조가들을 불러 "덴마크와 왕실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걸작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왕실 양조장의 아들이었던 제이콥 크리스찬 야곱센은 1847년 다섯 살 난 아들 칼 야곱센의 '칼(Carl)'과 양조장이 있던 '언덕(덴마크어로 Berg)'에서 이름을 딴 칼스버그 맥주를 만들어 왕실에 헌정한다. 제이콥은 "최고의 맥주를 만들려면 당장의 이익을 따지기보다는 완 벽에 가까운 제조과정 개발을 궁극의 목적으로 여겨야 한다"며 "그래야만 그 양조장과 제품이 본보기로 부각될 수 있고, 이를 근본으로 이 나라 맥주 양조업계를 영예로운 수준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금까지 칼스버그를 관통하는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았고, 덴마크 왕실은 1904년 칼스버그를 덴마크 왕실의 공식 맥주로 선정했다. 좋은 맥주를 만들겠다는 신념은 부자(父子)를 갈라서게 만들 정도로 강렬했다.1867년 칼스버그 양조장에 큰불이 났고, 제이콥은 화재를 계기로 양조장 현대화에 나섰다. 그 무렵 아들인 칼은 외국에서 양조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자신만의 맥주인 '뉴(new) 칼스버그'를 만들기 시작했다. 맥주는 흔히 에일(ale)로 불리는 상면발효 맥주와 라거(lager)라 일컫는 하면발효 맥주로 나뉘는데, 아버지 제이콥은 두 가지를 함께 생산하자고 했지만 칼은 모든 생산라인을 필젠 라거로 전환해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칼은 제이콥 양조장의 양조 과정을 절반으로 줄이고 뉴 칼스버그의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제이콥은 칼이 아버지가 만든 맥주는 등한시하고 자신이 만든 맥주의 생산량만 늘리자 칼에게 법적으로 생산량을 제한하고 맥주 브랜드를 바꾸라고 강요했다. 변호사를 고용해 양조주의 이름을 바꾸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부자의 송사는 6년여를 끌다 가족의 중재로 끝이 났다. 아버지와 아들은 1886년 10월 화해하고, 1906년 칼스버그와 뉴 칼스버그는 칼스버그 양조장으로 합병했다.칼은 예술과 건축에 조예가 깊어 유명한 그림과 조각, 골동품 등을 수집해 별채에 보관했다. 이 별채가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칼스버그 박물관이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은 연 15만 명에 달한다. 또한 덴마크의 상징인 인어공주 동상도 1913년 칼이 기증한 것이다. 1964년 어느 날 밤 인어상의 머리가 잘려나간 사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복원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칼은 이 외에도 자신이 소장해온 모네, 로댕, 밀레, 드가 등 수많은 조각과 골동품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칼은 1914년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사람이 벽난로에 땔감이 없어 고생하니 내 관에는 꽃을 얹지 마시오"라고 유언을 했다고 한다. 167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칼스버그는 특별히 엄선된 보리로 만들어진 100% 프리미엄 몰트맥주이다. 국내에는 2009년 론칭했으며, 현재 약 15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칼스버그만의 맛을 결정짓는 4가지 요소는 바로 고품질 보리 100%, 칼스버그만의 아로마틱 홉, 청정한 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완성된 신선하고 깨끗한 맛이다. 10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전해 온 칼스버그 만의 맛은 입안에 들어오면서부터 느껴지는 진한 보리와 홉 향으로 혀를 지나 목을 넘어가면서까지 쌉쌀함을 전달한다.한편 칼스버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클럽인 리버풀과 1992년부터 메인 스폰서십을 체결, 2010년까지 최장수 후원기업으로서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벌여왔으며, 2011년 아스날 FC의 공식 맥주 파트너가 됐다. 지난해에는 바클레이스 프리미어리그의 공식 맥주 파트너로 선정, 2013∼2014년에 시작돼 2015∼2016년 시즌 말까지 유효하다. 이번 파트너십 을 통해 칼스버그는 프리미어리그 실시간 참여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앱' 을 지난해 11월 출시하고 소비자들에게 축구 대표 브랜드로써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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