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갑'에 청년들 분개하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카카오톡 친구끼리 소액을 충전해 송금을 할 수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가 곧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벤처업계가 울상이다.상반기 중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뱅크월렛 카카오는 금융결제원의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에 카카오가 사용자경험(UX)을 입히는 형태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일정금액을 가상 계좌에 충전하고 카카오톡 친구끼리 송금할 수 있다. 일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결제도 가능하다.뱅크월렛 카카오의 모습이 드러나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청년 벤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가 국내 3500만명 회원을 앞세워 단숨에 고객을 유인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특히 이들은 벤처업체의 성공으로 이미 수익성이 확인된 시장에 카카오가 쉽게 발을 디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뱅크월렛

한 모바일 청첩장서비스 관계자는 "카카오가 축의금과 조의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3500만명의 유저를 앞세워 카카오가 시장에 진입하면 이제 막 시장에 안착한 스타트업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2월 모바일 청첩장 서비스를 시작해 사용자가 신용카드 등으로 축의금을 결제하면 수수료를 수취하는 수익구조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또 다른 간편 송금서비스 관계자도 "전자금융업은 문턱이 높아 청년 벤처들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영역이었다"며 "카카오가 3500만명 고객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진입한다면 금세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카카오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카카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예측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뱅크월렛 카카오의 수수료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벤처업체들이 평균 5%대의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는데 카카오가 더 경쟁력있는 수수료율을 제시할 경우 고객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현재 구체적인 수익구조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뱅크월렛 카카오는 당초 상반기 중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CBT)를 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전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개 테스트(OBT)를 하는 방법까지 폭넓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