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34)가 항소심에서도 간첩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는 25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 대해 원심과 같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화교 출신인 유씨가 북한이탈주민인 것처럼 국적을 숨겨 정착지원금을 받은 혐의와 여권을 부정하게 발급받아 사용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북한이탈주민인 것처럼 가장해 8500여만원에 이르는 큰 금액을 지원받아온 점, 동생인 가려씨 또한 북한이탈주민으로 속여 입국시켰던 점 등에 비춰 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아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탈북자들의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법정에서도 대한민국 기여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등 나름의 애국심이 있다고 보이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7개월 남짓 구금생활을 거쳤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간첩 혐의를 무죄로 본 것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 핵심 증거인 여동생 가려씨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려씨가 사실상 장기간 구금된 상태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수사관의 회유에 넘어가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임시보호조치의 재량권을 일탈해 가려씨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이 가려씨가 화교라고 자백한 때부터는 비보호결정을 해야 하는데도 그로부터 171일이 지난 지난해 4월24일에 이르러서야 수용을 해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심각한 안보 위해 행위를 했는데도 거짓진술로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1심과 같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유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간첩이 아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앞서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씨는 수차례 밀입북하며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공판과정에서 검찰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중국 공문서 3건을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해당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중국 당국의 회신이 오면서 공소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은 지난 14일 문서조작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국가정보원 대공수사처장 등을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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