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분야 TGV 아닌 발전 사업 추정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프랑스 정부는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자국의 초고속 열차인 TGV 제작사 알스톰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2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마누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GE가 알스톰 인수를 추진한다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프랑스 정부는 일자리와 기술은 물론 주요 기업 경영진들의 결정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그의 발언이 GE에게 보낸 정치적인 경고라고 표현했다.그도 그럴 것이 알스톰은 프랑스의 국가 대표 브랜드나 다름없는 초고속열차 TGV의 제작사다. 프랑스 기술력의 상징이다. 그의 발언은 GE와 알스톰이 이번 보도를 부인했지만 실제 추진된다 해도 정치적인 반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에둘러 알린 셈이다.알스톰이 해외에 매각되는 것은 프랑스 정부입장에서는 난처한 일이다. 프랑스 정부는 2004년 구제금융을 동원해 위기에 빠진 알스톰을 지원해 살려놓았다.그런데 투자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이날 프랑스 증시에서 알스톰의 주가는 16%나 급등했다. 주주들은 이번 매각 협상을 반긴다는 의미다.투자은행 업계에서는 GE의 관심 대상이 TGV가 아니라 발전분야에 있다고 전하고 있다. FT는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GE는 단지 알스톰의 발전 분야를 노리고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 르 피가로 역시 GE의 목표는 알스톰의 발전 사업분야라고 지목했다.알스톰은 지난해까지도 해당 사업부문 분사를 적극 검토했었다. 알스톰의 발전 사업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지만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 투자 수요가 줄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대로 철도 사업부문은 한국의 KTX를 비롯해 전세계 각국에서 연이어 성공사례를 이어가고 있다.알스톰이 매물로 나오게 된 원인도 눈여겨 볼만하다. FT에 따르면 알스톰의 최대주주인 브이그는 그룹내 통신사인 브이그 텔레콤을 통해 최근 프랑스 미디어 기업 비방디가 매각에 나선 이동통신사 SFR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알스톰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이번 소동에는 프랑스 정부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정부는 이동통신 시장의 재편을 위해 브이그의 SFR 인수를 공개적으로 지원했지만 SFR은 다른 기업으로 넘어갔고 알스톰 매각이라는 유탄만이 남았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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