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일부.
수도권 1년9개월만에 떨어졌다지만 실제론 대부분 매물없고 가격 비싸학군 이동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전셋값 온도차 계속될 듯[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노 모(36세)씨는 지난주 집주인의 얘기를 듣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전세계약 만료시점을 앞두고 전셋값은 500만원 올리면서 월세를 20만원씩 내는 반전세로 전환하겠다는 통보 때문이다. 월세가 부담된 노 씨는 주말을 이용해 전세물건을 알아보려고 나섰다. 전셋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소식도 있던 참이어서다. 그러나 전세매물은 '실종'돼 있었다. 근처인 마포, 서대문구를 뒤졌지만 매물이 없었다. 그는 "워낙 매물도 없지만 가끔 나오는 건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이러다 고시원에 들어가야 될 판"이라고 토로했다. 수도권 전셋값이 1년반 만에 상승행진을 멈추며 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체감 시장상황은 통계치와 다르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 주요 지역의 전셋값이 일주일새 1000만원씩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에 평균적인 전셋값 보합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지역간 온도차는 클 것으로 내다봤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01%가 떨어졌다. 2012년 7월 말 이후 1년9개월(88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파주(-0.38%), 광명(-0.16%), 의왕(-0.07%), 과천(-0.04%), 용인(-0.04%) 등이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국가공인 시세통계인 한국감정원의 조사에서도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 대비 0.01% 떨어지며 1년8개월(8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같은 하락전환은 장기간 전셋값 상승으로 지친 실수요자들이 정부의 공유형모기지 등의 지원책을 활용해 내집 마련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서울의 체감경기는 다르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폭(0.04%)의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전세난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동대문구의 전셋값은 전주보다 0.24% 올랐다. 서대문(0.18%), 마포(0.17%), 광진(0.16%), 동작ㆍ서초(0.11), 관악(0.10%) 등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들도 많다. 실제 동대문구 장안동의 래미안2차 전용면적 81㎡의 경우 전주 3억500만원에서 18일 3억150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동 장안3차현대홈타운 80㎡과 장안힐스테이트 84㎡는 각각 2억5500만원과 3억6500만원으로 일주일새 1000만원씩 상승했다. 서대문구도 마찬가지. 홍제동의 청구 1차 84㎡와 청구2차 84㎡는 각각 3억1000만원과 3억500만원으로 역시 1000만원 올랐고 북가좌동의 두산위브 84㎡도 3억5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마포구 창전동의 창전현대홈타운 84㎡와 중동 현대1차 59㎡, 신공덕동 래미안3차 84㎡도 각각 전주 대비 1000만원 올랐다. 실수요자들이 가장 몰리는 중소형 위주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은 약세로 돌아섰다. 개포 우성1차 전용면적 85㎡는 연초 7억원에 거래되던 전셋값이 6억2000만∼6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84㎡는 지난 2월 6억7000만원에서 평균 6억원까지 내렸다.전문가들은 수도권의 전세시장 안정세가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적 영향과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요인이 작용해서다. 그럼에도 지역간 전셋값 온도차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의 전셋값 하락은 학군의 영향이 크다"며 "전체적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울지역에서는 언제든지 전셋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늦여름까지는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계절적 비수기, 학군수요 감소, 분양시장 수요이전 효과 등이 겹치면서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됐다"며 "늦여름부터 가을 이사철에 접어드는데 그 이전까지는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학군 인기지역의 경우 움직임이 빨라 7~8월부터 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 "저렴한 소형 주택도 신혼부부 등의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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