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코스피지수가 2010년 이후 형성된 최대 매물벽에 갇혀 제자리를 맴도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와 유사한 실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향후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8일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액 53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수치다. 전날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이 54조6807억원, 영업이익은 8조4589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재료 노출’로 소폭 하락해 오전 10시33분 현재 전일 대비 7000원(0.50%) 떨어진 138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예상치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며 2,3분기 실적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최신작인 갤럭시S5 판매고가 실적에 반영되고 3분기에는 애플 아이폰6가 출시된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지난 4분기보다는 실적이 좀 올라갔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주가는 2분기와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작년 4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이는 마케팅 비용 감소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만큼 2,3분기를 지켜봐야 한다”며 “올해 스마트폰 수요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코스피지수 추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최대 매물대를 돌파하기 위한 요소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 뚜렷한 수급주체를 꼽고 있다. 실제 연초 신흥국 경제 위기로 순매도세를 나타내던 외국인들이 지난달 말부터 ‘사자’로 돌아서며 지수가 올라선 데에는 삼성전자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가 예상 외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은 지난 3월27일부터 8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해왔다. 이 기간은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낸 기간과 겹친다. 코스피지수는 현재 2010년 이후 최대 매물벽에 부딪혀 박스권 장세에 갇혀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움직인 구간인 1532~2231선을 10개로 나눠보면 1960~2030에서 최대 매물대가 형성됐다. 최근 4년여 동안 유가증권시장 내 총 거래량의 26.12%가 이 지수대에 쏠린 것이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속한 매물대도 이 구간으로, 박스권을 쉽사리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이 9조 중반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삼성전자가 여전히 저평가된 만큼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져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려면 실적 호조세가 다른 종목까지 확산돼야 한다”며 “가격 메리트가 있는 철강, 화학 등 경기 민감주들이 삼성전자 바통을 이어받아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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