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 수사과는 자신의 아파트에 진열대와 사무실을 꾸린 뒤 짝퉁 유명브랜드 아동복 및 명품을 인터넷에서 판매한 혐의(상표법위반)로 주부 나모(33)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에 압수된 짝퉁 아동복
-중국 공급책 통해 명품 아동복 정품처럼 판 가정주부 구속[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서울 서부경찰서는 2일 자신의 아파트에 진열대와 사무실을 꾸린 뒤 짝퉁 유명브랜드 아동복 및 명품을 인터넷에서 판매한 혐의로 주부 나모(3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나씨는 일반 쇼핑몰을 운영하던 중 품질이 좋은 짝퉁을 쉽게 공급해줄 수 있다는 중국 공급책의 쪽지를 보고 짝퉁을 밀반입해 판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네이버 '중고나라'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중국 짝퉁 공급 업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짝퉁 판매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공급도 해외로 넓어지면서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속이 어려운 온라인 짝퉁 반입이 늘어나면서 짝퉁 의류 범죄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외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는 데다 소비자들의 명품 선호 심리가 겹치면서 한동안 감소했던 짝퉁범죄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상표법 위반 발생건수는 1997건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2012년 1640건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던 것이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온라인 등 짝퉁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는 가운데 명품이 대중화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압수된 짝퉁 의류 브랜드를 살펴보니 명품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허청의 2013 브랜드별 위조상품 압수물 단속현황에 따르면 의류 브랜드 가운데 루이비통이 7만177점으로 1위, 샤넬이 2만4237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켈빈클라인,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순이었으며 노스페이스(9위), 서미트(12위),블랙야크(13위) 등 등산용품 브랜드들도 압수품 상위에 올랐다. 짝퉁 의류 판매 증가는 온라인으로 짝퉁을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상당한 원인이 되고 있다. 경찰은 중국 광저우 등지의 짝퉁 제조업자들이 한국 쇼핑몰 업자들을 노리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에서 제조하고 공급했다면 요즘은 본거지를 해외에 두고 온라인 사이트를 두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유통망과 브로커들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짝퉁이라도 명품은 들어야겠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짝퉁 공급을 부추기고 있다. 구속된 나씨는 "일반 의류에 비해 짝퉁이 2배 이상 잘 팔려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나씨로부터 물건을 구입한 주부들 가운데 30%는 나씨의 물건이 짝퉁인지 알면서도 구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짝퉁옷 속 라벨. '세탁거에 뻘면 옷이 손싱될 수 있습니다' 등 한글표기법에 맞지 않는 글씨가 눈에 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만든 모조품의 경우 위와 같이 라벨 속 표기가 틀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라벨 등을 확인하는 등 일단 의심을 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에 압수된 의류의 라벨을 확인해본 결과 '세탁거' '드렁세탁기' '자면건조' 등 한글 표기법과 맞지 않는 글자들이 적힌 경우가 많았다. 모두 중국 업자들이 한국어를 베끼다 실수해 쓴 내용들이다. 최근에는 저렴한 짝퉁상품을 '로스상품(제조공정에서 여유분으로 제작돼 유통되는 상품)'으로 오인하고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동걸 특허청산업재산조사과 서울사무소 소장은 "짝퉁 판매는 수요와 공급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단속 강화와 더불어 꼭 명품을 들어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바뀌어야 짝퉁 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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