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행위 건별로 부과 안 해 봐주기 논란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성증권이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을 81회에 걸쳐 우량 기업어음(CP)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5000만원의 과태료를 받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동종 위반 행위에 대해 건별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봐주기 논란이 일 전망이다.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관계인수인 인수증권 매수 제한' 규정을 위반한 삼성증권에 과태료 5000만원 부과와 기관주의 조치를 의결했다. 관계인수인 인수증권 매수 제한은 증권사가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인수한 뒤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량을 계열사에 떠넘겨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정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경우 반대로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에 우량 CP를 넘겨 부당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SK텔레콤 등 우량 회사 CP를 제3의 증권사를 통해 삼성자산운용에 넘긴 것이다. 증권사가 인수한 증권은 인수일로부터 3개월 내에 계열 운용사가 사들일 수 없도록 돼 있다. 삼성증권은 이 규정을 피하기 위해 다른 증권사를 활용했다. 삼성증권은 2010년 1월~2011년 10월 13개 기업 CP를 81회에 걸쳐 삼성자산운용에 밀어줬다. CP 규모는 8089억원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건으로 지난해 10월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CP를 밀어준 행위에 대해 건별로 과태료를 부과할지에 대해 증선위에서 논란이 됐다. 증선위는 지난해 6월 과태료 체계를 개편해 여러 차례에 걸친 동종 위반 행위에 대해 건별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하면 삼성증권의 과태료는 수억원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증선위는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가장 위반 수위가 높은 1건에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이날 증선위는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고지하지 않은 채 38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로 GS건설에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20억원은 공시위반 관련법상 최대 과징금이다. 삼성증권과 GS건설 제재안은 내달 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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