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수익률 1145% '검은머리 버핏'

[꽃보다주식]대한민국 신흥 주식 부자들 ⑧김민국·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무학·동원산업 발굴 가치투자 성공…운용규모 1조8000억원, 순익 업계 1위

▲김민국(왼쪽)·최준철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자기만의 투자철학을 시장에 증명하고 보란 듯이 성공한 이들이 있다. '가치투자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VIP투자자문의 김민국ㆍ최준철 공동대표다. 이들은 미국의 전설적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개념이 한국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대학생이던 2002년 한국증시에서 가치투자로 수익을 얻은 사례을 담아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이라는 책을 펴냈다. 당시는 가치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때였다. 가치투자라는 제목이 있는 국내 서적도 없었다. 두 대표는 '가치투자는 미국처럼 선진화한 시장에서나 가능하다'는 통념을 실증을 들어 반박한 셈이다. 이들이 구축한 종목 포트폴리오는 2001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누적수익률이 무려 1145%에 달한다. 이들이 28세였던 2003년 8월 설립한 VIP투자자문은 현재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투자자문사 140개사 중 VIP투자자문은 순이익이 5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운용자산 규모는 1조8000억원 이상이다.◆그들이 말하는 '가치투자'란?= 두 대표는 가치투자를 '싸게 사서 제 값에 파는 투자'라고 정의한다. 여기에 추가로 필요한 것은 발로 뛰며 직접 기업을 알아보는 열정이다. VIP투자자문의 기업탐방 회수는 연간 700회 이상이다.최 대표는 가치투자 대상을 ▲응급실에 있는 A급 ▲나쁜 것은 알지만 너무 싼 종목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흙속의 진주 ▲예측 가능한 성장성을 보이는 종목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여기서 A급은 독점적 경쟁력이 있는 업체를 의미한다. 잠깐 악재가 있지만 다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종목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이 만도다. 두 번째로 말한 너무 싼 종목은 누구나 알만한 업체로 압도적인 경쟁력은 없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대비 시가총액이 저평가된 업체를 말한다. 최근 포스코가 그 예다. 흙속의 진주는 주로 중소형주에 해당하는데 보통 지방에 소재한 기업일 때가 많다. VIP투자자문은 소주 '좋은데이'를 만든 무학을 2009년 발굴했다. 예측가능한 성장성을 보인 업체 예로는 동원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 업체는 유사한 업종의 회사를 인수해 기업 경쟁력을 높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가치주 찾기가 어려워졌다. 김 대표는 이를 '가치투자의 진화'가 이뤄졌다고 본다. 따라서 가중치를 낮은 가격에 둘지, 독점적 경쟁력에 둘지 등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A급 주식이 쇼크에 빠졌을 때 사거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며 "저성장 산업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 건설, 은행업처럼 모두들 그 산업을 비관적으로 볼 때 그 업종 내 우량주를 찾으면 좋다고도 했다. ◆해외에서도 통하는 가치투자= VIP투자자문은 투자 영역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이미 아시아그로스 사모펀드를 내놓으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2012년 안다투자자문과 공동으로 인수한 홍콩 페더스트리트투자자문사를 통해 투자를 개시했다. 지난 2월말까지 아시아그로스 사모펀드의 누적수익률은 34.8%, 2013년 1년 수익률은 17%다. VIP투자자문은 국내기업에 투자하는 것처럼 해외기업에 투자한다. 최 대표가 홍콩계열사 직원들과 직접 해외탐방을 다닌다. 최 대표는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가치투자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공모형태의 아시아펀드도 준비 중이다. 투자대상은 아시아 8개국이다. 사세가 커진 VIP투자자문은 신규채용도 앞두고 있다. 오는 4월 공모를 거쳐 5월께 4~5명을 모집한다. 김 대표는 "가치투자를 하면서 성실하고 열정을 지녔으며 무엇보다 주식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 평가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들었다며 두 대표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식보다는 주식회사를 공부하는 게 좋고 평생 가치투자할 것"이라는 김 대표와 "직접 해외기업까지 탐방해 바쁘지만 즐겁다"는 최 대표. 두 대표가 만들어갈 한국형 가치투자의 미래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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