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반대' 이케아 유치한 광명시 藥?毒?

경기도 광명에 올 연말 개점하는 국내 1호 이케아 광명 역세권점

[수원=이영규 기자]세계 브랜드가치 31위로 현대그룹(61위)보다 높고 세계 40개국, 338개 매장에서 4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웨덴 '가구 공룡' 이케아(IKEA)의 국내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말 광명 역세권에서 첫 삽을 뜬 이케아 1호점인 광명점이 올 연말 문을 열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고양과 서울에서도 토지매입을 끝내고 추가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케아의 공습에 한샘 등 국내 가구업체들은 초비상이다. 조립식 가구로 시중의 절반가격에 '박리다매'를 지향하는 이케아의 상륙은 국내 영세업체에 '치명타'일수 밖에 없다. 특히 국내 가구업체의 절반이 밀집한 경기도는 적잖이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러다 보니 광명시가 이케아 출점을 허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경기도 "이케아 출점 응하지 않아" 지난해 9월3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케아 광명지역 출점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애초 이케아는 광명이 아닌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출점을 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도내 가구산업의 여러 형편을 고려해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케아는 지난해 2월쯤 광명시와 협의에 들어갔고, 땅 주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광명역 출점이 성사됐다. 이케아의 광명 진출은 경기도와 무관하다고 김 지사가 주장하는 근거다.  경기도는 김 지사의 말대로 그동안 이케아 경기지역 출점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는 경기지역의 특수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기도는 국내 가구제조업 생산의 70%, 사업체의 42%, 종사자의 47%를 차지하는 가구산업의 중심지이다. 문제는 이들 사업장의 90%가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체라는 점이다. 자본력을 갖춘 이케아의 국내 상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전략산업으로 가구와 섬유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이케아 출점을 반길 리 만무다.  경기도는 이케아 광명 출점이 확정된 지난해 8월말 김희겸 도 행정2부지사 주재로 경기북부 특화산업인 '가구산업' 발전방안과 이케아 출점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 12일 김 지사가 도내 가구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19일에는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을 보면 경기도는 2018년까지 가구기업 지원과 인력양성, 마케팅, 디자인 보급 등을 담당할 '가구산업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게 핵심이다. 예산은 1000억원을 세웠다. 또 권역별 물류센터와 공동전시판매장 건립도 추진한다. 가구제조업체 밀집지역 인근 대학에 가구학과 신설을 검토하고, 가구기술 자격증제와 가구명장 제도 등 객관적 인증제도 도입한다.  경기개발연구원 최창옥 박사는 "이케아 진출에 대비해 도내 영세 가구업체들이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쇼핑 편의성을 증대하며 스마트 쇼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명시 "어쩔 수 없는 선택" 양기대 광명시장은 최근 사석에서 "광명시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이라는 지리적ㆍ제도적 한계에 갇혀 자족기능없이 서울의 '침상도시'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산업구조를 봐도 총 1만6300여개의 기업체가 광명지역에 있지만, 기아 소아리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평균 고용인원이 4~5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구조로는 광명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양 시장은 판단했다. 그는 결국 돌파구가 필요했고, 이케아 유치를 광명시가 침상도시에서 벗어날 '구원투수'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 시장과 광명시의 고민도 깊어갔다. 영세 가구업체들과 가구공룡 이케아의 '상생'을 이끌 묘안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명시는 이케아 입점 결정에 앞서 광명지역 가구업체와 다각도의 접촉을 갖고, 논의를 확대했다.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상생 방안들이 나왔다. 우선 광명을 포함한 국내 가구업체가 KTX광명역세권 내 가구단지를 조성할 경우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또 광명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매장(660㎡)에 무료로 국내 가구를 전시해 주문 판매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광명 가구업체 제품의 이케아 광명점 납품도 검토하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일부를 광명 가구업체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이케아가 광명점을 연 뒤에도 가구업체와 현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이케아의 광명시가구협회 가입과 지역 가구업체 지원을 위한 '가구의 거리' 활성화 및 재정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는 이케아 유치로 3346억원의 투자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10년간 743억원의 안정적인 세수확보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케아 광명점 300명의 직원채용과 배송, 조립, 청소, 보안 부문에서도 상당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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