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연임 다른 이유…김상헌 '잘해서' vs 최세훈 '잘하라고'

네이버·다음 주총서 현 대표 재선임...이해도와 전문성도 고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국내 1,2위 포털인 네이버(김상헌)와 다음(최세훈)의 대표가 나란히 연임이 확정됐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는 '잘했다'고, 모바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최세훈 대표에는 '잘하라'는 의미다. 20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AVER와 다음커뮤니케니션 등 2개사 CEO의 임기가 올해 정기주총을 끝으로 만료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최세훈 다음 대표 등 올해 CEO들은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리스크를 털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인터넷 업종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고려해 장수 대표를 선호한 점도 작용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

지난해 정부 규제 이슈에서 벗어난 네이버는 대표 연임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21일에 분당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상헌 대표와 황인준 CFO(최고재무책임자) 연임을 확정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5월 불거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등 규제 이슈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성장 기반을 다진 점을 인정받았다. '라인'을 필두로 모바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네이버는 시가총액 순위는 20일 기준 4위로 27조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한 김 대표는 LG그룹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당시 독과점과 웹보드 게임 사행성 등 각종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외부 IR활동 등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황인준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으며 연임이 확정됐다.  

최세훈 다음 대표 <br />

오는 28일 주총을 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세훈 대표의 임기를 3년 연장한다. 최 대표는 2008년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이후 지금까지 다음을 이끌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모바일 전략 제시로 주가를 15만원대까지 7배 가까이 끌어올렸으나 최근 모바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성장동력 부재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주가도 7만원대로 반토막났다. 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 최세훈 대표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위기 상황에서 '안전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전 세계 3억7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라인의 저력을 실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연말 누적가입자 5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가입자 증가에 따라 매출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시장에서 성과 부진이 계속되는 다음은 가시적인 개선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박재석 연구원은 "누적 다운로드 500만 돌파한 버즈런처가 1000~2000만 이용자 확보 시 수익모델 도입이 가능하다"면서 "올해 런처나 온라인 게임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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